안녕하세요. 시구몽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큐텐 정산 지연 사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큐텐 정산 지연 사태의 모든 것
I. 개요
큐텐이 2023년 10월에 정산 주기를 변경한 이후로 2024년 7월에 이르도록 판매자들의 대금 정산을 지연하여 논란이 발생한 사태입니다.
판매자나 헤비쇼핑러 위주로 알려져 오다, 7월 22일 티몬이 대금 정산 무기한 지연을 선언하며 판매 업체들이 이미 구매 완료된 상품을 대거 취소하면서 일반 소비자에게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II. 상세
2023년 말부터 2024년 7월 현재까지 수개월간 셀러들에게 정산을 해주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외셀러들 대상으로 정산대금을 지급해주지 않고 있다가 최근 인수한 위메프, 티몬, * 인터파크 국내셀러에게도 아무런 사유나 설명이 없이 정산대금을 지급해주지 않고 있으며, 정산대금 지급을 요청해도 "모르겠다, 담당부서에 전달하겠다, 양해를 바란다"는 답변만 하고 있으며 정산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습니다.
* 인터파크 쇼핑만 큐텐 소유이고, 인터파크 티켓, 투어는 야놀자가 소유
큐텐은 무리한 기업 인수로 회사 내 자금사정이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위메프에서는 50,000원짜리 상품권을 1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선구매 방식으로 판매가 다수 되었고 티몬에서는 티몬 캐시 50,000원짜리는 45,000원에 판매하는 선불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인 폭이 큰 상품권은 판매가 되어도 판매창이 잠깐 열리거나 소량만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현재까지 다수 판매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테크를 하는 사람들도 낌새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해당 상품권을 다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하는 등 상품권을 털고 있습니다. 사이트의 포인트가 있는 소비자들도 머지포인트 사태처럼 대규모 먹튀가 일어날 수 있어서 이용자들도 긴장 중입니다.
III. 타임라인
7월 9일
티몬캐시를 10% 할인하여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
구매한 티몬캐시의 60%를 제휴사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하고, 사용하지 않은 40%를 환불하면 클릭 몇 번으로 12만 원의 가량의 차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티몬은 상반기에 도서문화상품권을 통상 거래되는 가격(46,000원) 보다 낮은 가격(45,700원~45,900원)에 선주문받은 뒤 익월에 보내주는 방식으로 판매한 적이 있었기에, 이렇게 티몬이 할인 비용 부담을 하면서까지 판매하는 것은 급전이 필요할 정도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7월 11일
큐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큐텐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는 각각 새로운 정책 도입과 쿠폰 적용 오류 때문으로, 정산 지연 문제를 겪고 있는 셀러와는 개별 확인하여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
또한 티몬과 인터파크는 이 같은 정산 지연 문제는 없으며, 이번 정산 지연 사태는 일각에서 지적하는 인수 관련 자금 문제나 최근 진행한 상품권 할인 판매와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7월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강남구 큐텐코리아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
다만, 정산이 아닌 전자상거래법상 신고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7월 22일
앞서 7월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티몬은 정산 지연 문제가 없다고 했던 것과 달리 티몬이 판매자를 대상으로 무기한 정산 지연을 선언하면서 셀러들이 대규모 이탈했고 여행사들도 티몬, 위메프 채널로 판매 중이던 상품을 철회.
대금 정산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미 수개월 전 결제 완료된 상품 또한 취소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7월 23일
오전 티몬 본사의 문에 "내부 수리로 인해 7월 23일부터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는 내용과 함께 해당 안내문을 촬영한 사진이 돌아다녔습니다. 해당 내용은 사실이었으며 이후 미정산 피해를 받은 셀러들이 직접 본사를 방문하여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해당 안내문에 휴업 개시일만 있을 뿐 휴업 종료 예정일은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먹튀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티몬 본사 측에서는 "사옥 1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 TWUC의 배수관 교체로 인해 카페 운영이 중단된 사안이며 일반 임직원들의 근무는 평시와 같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티몬 측의 주장과는 다르게 실제로도 본사 건물의 유리문이 굳게 닫혀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오후부터 정상적인 환불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는 티몬이 페이코에 맡겨둔 적립금이 환불런으로 바닥나서 페이코에서 환불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후 12시부터는 "티몬캐시"를 편의점 결제 등 환금성이 훨씬 좋은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하는 기능이 막혔습니다. 그리고 일부 상품의 카드결제가 막히는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또한, 오후 4시 30분부터 페이코의 상품권 충전 시스템이 점검으로 중단되었다.
이날 오후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카드 결제 등을 취소하면 '환불 실패'라는 메시지와 함께 환불 계좌로 수 일 내 환불해 주겠다는 안내 메시지가 출력되었습니다. 하지만 환불 계좌를 입력해도 '8001', '사이트DB설정오류' 등의 오류 메세지와 함께 계좌 입력이 불가능했습니다.
7월 24일
오전 10시 경,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결제대행사가 일제히 티몬에서 철수했습니다. 따라서 모든 신용카드 신규 결제 및 기존 결제 건 취소가 막힌 상황입니다. 결제대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취소 건을 모두 받아주면 자신들도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신용카드로 결제되기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티몬에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중단되었습니다. 그리고 티몬을 대상으로 한 택배 서비스도 중단되었습니다. 셀러들이 편의점, 우체국택배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상품을 보내거나 구매자가 직접 물건을 찾아가야 되는 상황입니다.
오후에는 티몬에서 삼성페이, 토스페이, 무통장입금, 애플페이, 실시간계좌이체, 휴대폰결제가 순차적으로 막혔으며, 자사의 결제방식인 티몬페이조차 막히면서 결국 모든 결제수단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실시간 계좌이체의 경우에도 막상 결제를 하려고 하면 100원이 넘는 물건을 담았음에도 "100원 미만 금액은 결제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필요한 상품과 함께 구매해 주세요."라는 안내창이 뜹니다.
같은 계열사인 위메프 역시 오후 들어 결제 수단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터파크만이 정상적으로 결제 기능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티몬의 신선품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판매가 중단되고 있고, 티몬 자체 실시간 검색 순위에 회원탈퇴가 상위권에 올라갔습니다.
한편 인터파크 티켓과 투어를 가지고 있는 인터파크트리플 측에서는, 큐텐의 자회사인 인터파크 커머스(도서, 쇼핑)와 혼동이 일어나자, 과거에는 같은 회사였으나 2023년경에 회사가 분할 매각되면서 브랜드만 공유할뿐 서로 남남이 되었다면서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이와 동시에 검색창에도 투어/ 티켓은 인터파크트리플에서 서비스한다는 한줄 공지를 업로드했습니다.
IV. 반응
큐텐 그룹
- 7월 18일,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귀국해 티몬, 위메프 대표 등을 만나며 사태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7월 23일, 티몬, 위메프는 8월 중 제3자 금융기관을 거치는 신규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7월 24일,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티몬은 한국소비자연맹에 "3~4일 내에 소비자 접수 건을 모두 환급 처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큐텐측은 지금도 소액의 경우 정상적으로 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 7월 24일, 대통령실에서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
- 7월 23일 금융감독원은 "위메프의 정산 오류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며, "미정산 상황이나, 유동성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자금융서비스업 자체가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정산 지연 문제라 현장 검사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며 "매일 위메프, 티몬을 통해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 7월 2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커머스 정산 주기와 대금 보관 방식, 규모 등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7월 24일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 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한 국회의원의 질의에 "티몬 사태를 지켜보고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민사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가까워 공정거래법으로 의율이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24일부로 대부분의 대형 유통업계 및 주요 여행사들이 모두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를 중단했고, 같은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마저도 철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V. 퇴직금 관련
사건이 터지고 블라인드에는 큐텐 모회사는 물론이고 산하 기업 티몬/ 위메프/ 큐익스프레스 등 계열사 전체가 퇴직연금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내용이 알려졌으며, 이 소문을 국내 언론이 확인해본 결과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과태료를 내면서 퇴직연금을 가입하지 않고 버텼다'는 내용은 허구인데 퇴직연금은 모든 사업장이 의무로 가입해야 하나 정작 미가입시에 이를 강제할 과태료나 처벌 조항이 없는 황당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여 놓고 법대로 운용하지 않으면 과태료나 벌칙조항이 적용될 수는 있어도, 퇴직연금 미가입시 부과되는 과태료 자체가 없습니다.
물론 퇴직연금은 퇴직금의 지급방식 중 하나일 뿐 반드시 퇴직연금제도를 통하여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회사 자체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애초에 퇴직연금 제도가 생긴 이유 자체가 이렇게 회사의 파산 등으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를 보호하기 위해 생긴 안전장치인데 제도의 구멍으로 또다시 모순이 발생하고 만 것입니다.
VI. 기타
- 7월 24일 오후 6시 50분 기준 티몬에서는 상황이 이렇게 일파만파 커졌는데도 홈페이지에 관련 공지를 하나도 안띄워놓고 있습니다. 제휴사도 SC제일은행의 선정산 대출 중단을 제외하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23일을 기점으로 탈퇴하려는 인원이 몰려서인지 티몬/ 위메프의 앱/ 웹을 불문하고 탈퇴 버튼을 눌러도 계속 오류가 뜹니다. 아예 막힌 것은 아니고 몇 번을 시도해야 비로소 탈퇴가 가능합니다.
- 한때 티몬, 위메프의 사업정리설이 뜨기도 했으나 위메프 측은 사실무근이라면서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일부 피해자들은 여행의 경우 취소 시켰을때 위약금을 물게 하면서 정작 기업이 손해볼것 같으면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긴다고 불평이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하루가 행복하시길 바라며,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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