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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2024 LoL MSI

[2024 LoL Mid-Season Invitational] 브래킷 스테이지 2주 차·결승전|경기 결과, 경기 요약

by 시구몽 202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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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구몽입니다.

오늘은 2024 MSI 브래킷 스테이지 2주 차 경기들과 결승전 경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24 MSI 로고


[2024 MSI 브래킷 스테이지 2주 차·결승전]

개요

일정

5. 1. ~ 5. 5. 플레이-인 스테이지 ≒ 예선
5. 7. ~ 5. 19. 브래킷 스테이지 ≒ 본선 및 결승

방식

더블 엘리미네이션: 1:1 승부를 통해 승리팀은 승자전을, 패배팀은 패자전을 치르게 되며, 승자전 승리팀은 진출 확정, 패자전 승리팀은 승자전 패배팀과 최종전을 통해 나머지 진출 1자리를 가리는 방식.




I. 경기 결과

브래킷 하위 2R
G2 3 : 0 TES(5. 14.)
T1 3 : 1 TL(5. 15.)

브래킷 상위 3R
GEN 3 : 1 BLG(5. 16.)

브래킷 하위 3R
T1 3 : 2 G2 (5. 17.)

브래킷 하위 4R
BLG 3 : 2 T1(5. 18.)

결승전
GEN 3 : 1 BLG(5. 19.)

II. 경기 요약

브래킷 하위 2R

G2 3 : 0 TES(5. 14.)

직전 경기에서 T1과 비등한 대결을 펼치며, 지난해 대비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는 걸 증명했던 G2는 PSG를 3:0으로 누르더니, 기어코 LPL 2 시드인 TES마저 3:0으로 이기며,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우선 경기의 승패는 바텀에서 갈리게 되었다고 해도 무방한데, 1·2세트에서 G2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한스 사마-미키엑스 바텀 듀오가 LPL에서 손가락 안에 뽑히는 재키러브-메이코 듀오를 박살 내 버렸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재키러브-메이코는 TES의 상수였으나, 1·2세트 내내 한스 사마-미키엑스에게 복날 개 맞듯 처참하게 얻어터지며, 듀오킬을 기본으로 내주고 시작했고, 뒤늦게 3세트에 정신을 차렸지만, 크렘과 티안의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상수 역할을 해주던 369마저 멘털이 나갔는지, 우디르를 들고 BB에게 2연 솔로킬을 내주며, 안 그래도 탱커 처리가 불가능하다시피 한 칼리스타의 유통기한을 시한부 급으로 단축시켜 버렸습니다.

또한, G2는 TES를 상대로 뛰어난 인게임 플레이뿐만 아니라, 코그모·아이번·브라움 등 최근 주목받지 않았던 챔피언들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G2를 상대할 대권 주자들에게 기존 메타 해석+G2식 밴픽 대응 마련이라는 커다란 숙제를 하나씩 안겨주었고, G2의 노골적인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한스 사마-미키엑스가 상대방에게 전략적으로 골치 아픈 숙제를 안겨주었습니다.

미키엑스: 자주 쓰이지 않는 서포터 뽀삐로 극강의 폼을 선보이더니, 뽀삐가 밴되자 다른 메이저 리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레오나를 꺼내면서 TES를 공략.
한스 사마: 3년 전 월즈에서 로그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그 한스 사마를 떠올리게 하는 폭발력을 보여줌.




T1 3 : 1 TL(5. 15.)

승리하긴 했으나, 4세트를 제외하면 경기력과 밴픽 모두 좋지 못해, 여전히 물음표만 여럿 남긴 상처뿐인 승리였습니다. TL의 밴픽과 경기력이 굉장히 매서운 반면, T1은 3세트까지 나사가 빠진 듯한 플레이가 나오며 결과적으로 체급으로 간신히 극복해 낸 결코 웃을 수 없는 승리였습니다. 그나마 4세트를 압도적인 격차로 승리하며 침체된 기세를 조금 끌어올렸으나, TL이 겁도 없이 오리아나를 풀고, 인게임 플레이도 자멸한 감이 컸기에 여전히 불안함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제우스: 베인으로 뛰어난 캐리력 및 드리블링을 보여줌.
오너: 2세트에서 엄티와 누가 더 못하는 정글인가 내기하는 것처럼, 굉장히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줌.
페이커: 이번 경기에선 전체적으로 훨씬 나은 폼을 보여줌. 다만, 상대가 약체인 APA이기 때문에, 지난 경기들만큼 라인전에서 폭파당하지 않을 것은 이미 예상되었고, 라인전 이후의 폼은 조금 나아진 수준으로, 패배한 3세트에서는 번번이 상대의 노림수에 당하면서 흐름을 상대에게 계속 내주거나 마지막에 잘리면서 게임을 끝내는 역캐리를 하는 등 경기력에 대한 불안점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함.
구마유시: 그나마 본인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바루스로 흔들리는 팀을 지탱.
케리아: 폼이 불안.

 

라인 스왑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불안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경기 당시, 남아있는 팀 중 최약체라 봐도 무방한 TL을 상대로도, 초반에 손해를 보며 약점을 드러내는 모습을 반복했습니다.

밴픽 또한 골칫거리인데, T1은 브래킷 스테이지에서 티어 픽으로 자리 잡은 트리스타나를 잘 다루지 못해, 지속적으로 밴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페이커가 탈리야·오리아나·아지르가 밴이 된다면, 아리를 제외하고 경기력이 좋지 못할뿐더러, 아리 또한 함부로 픽하기 힘들기에, 미드를 후픽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폼이 가장 좋은 구마유시에게 계속 티어가 내려간 세나를 안겨주는 밴픽을 선호하고, 2세트처럼 상대의 조커 픽+정글 셀프 카운터 밴픽으로 게임을 어렵게 끌고 나가기도 하고, 3세트의 고 밸류 밴픽 자체는 괜찮았으나, 본인들의 공격성을 못 참고 드러눕지 않고, 계속 교전을 걸면서 상대의 매복에 계속 당해주며, 고 밸류 후반 픽을 왜 선호하지 않고 못한다는 것에 대한 이유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브래킷 상위 3R

GEN 3 : 1 BLG(5. 16.)

이 시리즈에서 젠지는 얻은 게 매우 많았습니다. 탑의 리매치를 통한 증명, 절정을 달리는 미드의 기량, 서포터의 화려한 부활 등 이번 시리즈에서 각종 내용에 대한 증명을 얻어간 젠지였습니다.

기인: 크산테로 그 명성이 자자한 빈의 잭스를 라인전에서 압도하고, 3세트와 4세트에서는 크산테 상대로 라인전도 이겨주고 팀의 턴을 벌어주는 상수의 모습을 보이며 승리에 크게 기여. 챔피언의 성능에 대해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 탑 트페의 퍼포먼스 역시, 오랜 선수 경력과 뛰어난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절륜한 모습을 보여주며, 트페를 운용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는 것을 보여줌.
캐니언: 1세트를 패배하자마자 자신의 시그니처 픽인 니달리를 꺼내 들었고, 특히 2세트에서 전라인 주도권이 없는데도 쉰을 상대로 압도적인 캐리쇼를 선보이며, 다전제의 흐름을 젠지 쪽으로 완전히 바꿔놓았음. 3세트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바텀다이브를 잘 친다던 쉰-엘크-온을 상대로, 역으로 연속 바텀다이브를 통해 게임을 폭파시켰고, 4세트 마오카이로는 4대 1을 버티고 한 타를 이끄는 미친 퍼포먼스를 선보임.
쵸비: 국제전 울렁증은커녕 챔피언 폭, 인게임 캐리력과 영향력에서 모두 현 중체미인 나이트를 압도하는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이며, 자신이 현시점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미드라는 것을 증명.
페이즈: 4세트에서 루시안을 들고서 신들린 어그로 핑퐁을 선보이면서도, 팀 내 1위 딜량을 박아 넣으며, 엘크를 상대로 기분 좋은 판정승을 거둠.
리헨즈: 노틸러스로 적진을 헤집고 나미로도 서폿 차이를 내버렸고, 대권을 노리는 팀들 기준으로 바텀 듀오가 약점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심 역시 떨쳐내는 데에 성공.


또한, 밴픽 싸움에서도 빠른 피드백과 조커픽의 기용으로 크게 재미를 보았다.

2세트: 패배한 1세트 밴픽에서 세나-노틸러스 조합을 그대로 가져오되, 탑을 트페 대신 노틸러스와 함께 앞라인을 서줄 크산테로 바꾸는 피드백을 하면서 안정감을 더함. 여기에 캐니언의 시그니쳐 픽이자 조커픽인 니달리로 무려 두 세트를 박살. 그리고 상대의 집요한 미드 집중 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쵸비의 시그니쳐 픽인 요네와 조커픽 흐웨이로 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상대의 밴픽 구도를 매우 어렵게 만듦.
4세트: 리헨즈가 1~3세트 동안 고정적으로 기용하던 노틸러스가 밴되어 코르키가 풀리자, 바로 코르키를 가져와서 BLG를 폭파시켜 버리며, 미드 고정밴 전략이 쵸비를 상대로는 먹히지 않음을 증명. 리헨즈 또한 노틸러스 대신 픽한 나미로 귀신같은 스킬 적중률과 적진을 제대로 가르는 궁극기 사용으로 BLG를 괴롭혔고, 기인은 또다시 트페를 꺼내서 1세트와는 달리, 집요하게 BLG를 괴롭히며 트페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




브래킷 하위 3R

T1 3 : 2 G2 (5. 17.)

이틀 전, TL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홈 팀이자 난적이라고 평가받는 TES를 3개 세트 모두 30분 이내로 압살 하면서 올라온 G2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T1은 이런 예상을 비웃듯 G2를 상대로 3:0 셧아웃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얻게 된 성과는 제우스의 캐리력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으로, 3세트 내내 BB를 상대로 라인전을 압박하거나 한 타에서 맹활약하며, 고점의 제우스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었습니다. 구마유시-케리아 또한 여전히 무너지지 않고 뛰어난 폼을 선보이며, TES전에서 폼이 크게 올라온 한스 사마와 미키엑스의 존재감을 지워버렸습니다.

다만, 인게임에서 잔실수가 나와 팬들의 간담을 여러 번 서늘하게 했습니다. 페이커의 포탑 다이브로 인한 선취점 실점과 케리아는 바텀 라인에서 알리스타의 점멸 Q를 잘못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제우스는 3세트 라인전 단계에서 포탑 시야에 잘못 걸려 선취점을 내주는 등 여러모로 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실수들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특히, 2세트에서는 넥서스 파괴 직전에 쓸려나가며 잠깐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날이 갈수록 폼이 상승하고 있는 구마유시와 오너가 실수 없이 활약을 펼쳤기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페이커의 폼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1세트는 솔로킬 위기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큰 문제없이 잘했고, 3세트도 라인전에서 트리스타나를 상대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마지막 한 타 전까지 노데스로 계속해서 변수를 창출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국 마지막 바론 한 타에서 결정적인 몸니시로 승리에 기여하는 등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2세트의 아지르는 초반부터 완전히 망해버리는 등 역캐리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종합하자면 전체적인 운영은 여전히 고점을 자랑했고, 시야 싸움과 한 타를 연속으로 이기면서, 빈틈을 주면 안 되는 팀이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브래킷 하위 4R

BLG 3 : 2 T1(5. 18.)

BLG는 이전 매치와는 달리 T1을 상대로 풀꽉을 가는 등 다소 고전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빈의 역대급 캐리를 비롯해 T1을 또 한 번 이겨내면서, T1에게까지 지울 수 없는 굴욕을 안겨주고, 젠지를 상대로 복수하기 위한 결승으로 향하였습니다. BLG가 가장 호평받는 부분은 와드 활용도입니다. 단순히 상대 팀 정글에 와드를 박는 것을 넘어서 라인 깊숙이 와드를 설치함으로써, 라인 스왑 여부와 같은 정보들을 미리 파악하고, 빠른 대처를 통해 상대가 만들어낼 수 있는 변수들을 미연에 차단시켜 놓은 것이 유효했습니다. 심지어 이 와드에다가 텔레포트를 탐으로써, 기존에 불리했던 한 타 상황을 반전시키는 플레이를 밥먹듯이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와드를 극한까지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T1은 리그에서의 준우승을 극복하기 위해 MSI에서 증명하고자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메이저 4대 리그의 우승팀들을 모두 연이어 격파하며 우승한다는 2022 DRX와 같은 기막힌 서사를 만들 기회가 주어지는 듯했으나, MSI 한정으로 BLG와의 상성이 완전히 잡혀, 2022 시즌 이후 계속되는 LPL 팀 상대 MSI 다전제 5꽉 전패의 연쇄를 끊지 못해, 상처만 남은 2024 시즌 상반기를 마무리했습니다.

T1이 무너진 이유로 꼽히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가장 크게 대두된 것은 단연 페이커의 부진
    작년과 더불어 이번에도 손목 부상이 악화되었다는 듯한 이슈가 있었고, 인게임에서 빈도 높은 실수가 계속 나왔습니다. 장기전에서는 드물게 클러치 플레이를 한 적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자주 매우 들쭉날쭉한 라인전에서 여파가 더 이어지는 식으로 페이커는 이번 MSI 내내 부진했습니다.
  • 그다음 이유로는 밴픽
    탑-바텀 스왑과 거기에 파생되는 초반 난전으로 대표되는 이번 MSI 메타를 따라가는 데 가장 늦는 듯한 모습이었고, 무엇보다도 페이커가 오리아나·아지르·탈리야 외에 다른 메타 픽들의 숙련도와 플레이가 매우 안 좋다는 것이 드러난 순간부터 밴픽에서 앞서가기 어려웠습니다. 이는 LCK 국제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 다른 큰 단위에서의 전략 실패는 와드를 활용한 플레이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점
    수동적인 시야 플레이는 T1의 현 로스터가 완성된 2022 시즌부터 수차례 언급되던 단점인데, 아직도 고쳐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것이 T1 상대 공략법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될 시, 이전처럼 모든 지역에서 미쳐 날뛰는 T1의 모습은 더욱 보기 힘들 것입니다.

이번에 T1이 패배한 팀은 BLG 단 한 팀이었고, BLG에게 패배한 것에 대해서만 문제점으로 의미를 두는 것은 결과론적이지 않냐고 하기엔, TL과 G2와의 다전제에서도 위에 서술된 약점이 반복해서 노출됐습니다. 그래도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내재한 상태에서 BLG를 상대로 분명 분전했고, BLG가 압승했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선 풀세트 접전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MSI에서 터진 문제들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종합하자면, 3위로 마무리하면서 타 지역 2 시드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성적을 냈지만, 그동안 보여왔던 경기력이 좋은 건 아니어서, 세트 스코어와는 별개로 매 경기가 외줄 타기의 연속이었습니다. T1 입장에서는 빠르게 경기력을 회복하고, 다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습니다.




결승전

GEN 3 : 1 BLG(5. 19.)

젠지가 그동안의 국제전 부진을 떨쳐내고 2017년 이후로 7년 만에 LCK가 MSI 왕좌를 탈환하는 영광을 이루어냈습니다. 또한, T1에 이어 MSI를 우승한 두 번째 LCK 팀이 되었습니다. 캐니언과 코칭스태프 마타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룩하는 데에 성공했고, 페이즈는 결승 승률 100%라는 대기록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BLG는 패배가 약이 되었는지, 승자조 결승에 비해 한층 날카로워진 모습으로 젠지를 위협했으나, 결국 백호의 벽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결승에서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무르게 되었다.

기인: 든든한 방패로서 그 어떤 상대에게도 밀리지 않았으며, 라인 스왑 메타라는 탑 라이너 입장에서 험난한 상황에서도 항상 팀을 받쳐주며 승리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우스처럼 예기치 못한 저점이 나오거나, 빈처럼 무리하다 터지는 경우 거의 없이 딜러, 탱커 가리지 않고 항상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팀의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이는 젠지를 상대하는 팀이 결코 사이드를 후벼 파며, 젠지를 가둬두지 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면서, 드디어 경쟁자들과 비견될만한 커리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캐니언: 육식 정글을 잡았을 때 보여주는 게임 장악력을 과시하며, 본인의 전성기가 새롭게 시작되었다는 것을 롤 팬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지난 2년간, 국제 대회 결승에 도달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들었던 의심을 떨쳐버리고, 선수 본인도 큰 자신감을 얻었으며, 탱커 정글러 숙련도도 상당히 높은 데다, 니달리 같은 캐리형 정글 픽을 잡으면 게임을 홀로 터트려 버리는 수준의 놀라운 캐리력을 보여줬습니다. 우왕좌왕하거나 다른 라인에 묶이며 낭비하는 시간 없이 기민한 움직임으로 젠지의 승리에 가속을 붙여주고, 앞장서는 선봉장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결승전 4세트에서는 약간 불안한 모습이 나왔어도 절대 꺾이지는 않았고, 1세트와 4세트의 승부를 결정짓는 장로 드래곤 버프를 모두 획득하며, 끝내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쵸비: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항상 딜량 그래프에서 엄청난 위용을 떨쳤으며, 그 이전 단계까지는 감히 비빌 상대조차 없을 정도로 쵸비의 폼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요네를 선픽 하고도 라인전을 이기는 압도적인 라인전 숙련도와 한 타 메이킹에서도 더 진일보한 폼은, 과거부터 계속해서 쵸비의 아픈 손가락처럼 남았던 국제 대회에서도 뿜어져 나왔습니다. 쵸비를 상대로 승리를 따낸 미드 라이너는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젠지를 상대하는 팀들은 쵸비의 필승 카드인 코르키와 아우렐리온 솔을 고정 밴해야 했으며, 젠지가 상대의 미드 픽을 저격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으니, 결국 살아남은 미드 챔피언이 너무 적어져, 챔피언 폭과 그에 따른 숙련도 차이에서 쵸비의 상대가 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을 떨쳐내며, 역2미 타이틀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고, 폼에 비해 부족한 국제전 커리어를 채우게 되었습니다.

페이즈: 분명 라인전에 대한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으며, 실제로 작년에는 국제 대회에서 다름 아닌 엘크에게 후벼파이며 패배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러나 라인 스왑 메타에서 좀 더 라인전 구도를 잘 깎아와 플레이가 스무스해졌고, 자체 라인전 컨디션도 올라가 재키러브-메이코 같은 월즈 유관 듀오나, 자신에게 넘어야 할 벽이자 적수인 엘크-온을 상대로도 바텀 라인전에서 전혀 밀리지 않으며, 아니 오히려 상성 이상으로 리드하며, 결승전에서 든든한 젠지의 포수 역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기존부터 극찬받던 후반 캐리력에, 안정감까지 더해진 페이즈는 이번 MSI에서 결승 펜타 킬과 국제 대회 단일 경기 최다 킬, 결승전 승률 100% 유지, 전무후무한 쓰리핏 + MSI 신인이라는 역대급 대기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리헨즈: 이번 MSI 전에 젠지의 불안점을 논할 때 가장 먼저 꼽히는 선수였습니다. 너무 과감한 줄타기 시도나 기량이 저조할 때 나오는 어이없는 쓰로잉 등은 리헨즈가 저평가를 받는 주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MSI에서 리헨즈는 빈틈이 거의 없었고, 오히려 알아서 게임을 터트리며, 전 맵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상대를 뒤흔들었습니다. 리헨즈의 트리키하고 날카로운 메이킹에 휩쓸리지 않은 팀은 없었으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틸러스 숙련도는 계속해서 저격 밴 아니면 뺏어오기를 이끌어 낼 정도로 가히 압도적이었습니다. 결승전에서 탐 켄치·블리츠크랭크·마오카이를 잡고 모두 크게 활약했는데, 1세트는 CC기가 빈약한 젠지의 조합에서 심연 잠수로 결정적인 잘라먹기를 2번 하며, 팀의 조합 파워를 정상화 단계로 끌어올렸고, 2세트는 압도적인 그랩 적중률을, 4세트는 매우 좋은 스킬 활용을 하며 활약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저평가를 할 수 없는 이런 활약 덕분에 리헨즈는, 2017 MSI에서 울프의 결승전 MVP 수상 이래로 무려 7년 만에 서포터로 결승전 MVP를 수상하며, 그간의 저평가를 비웃고 커리어에 국제 대회 우승을 추가했습니다.

김정수 감독과 권영재, 조세형 코치: 훌륭한 밴픽 설계를 통해 젠지의 승리에 단단히 공헌했습니다. 전임자 고동빈 사단의 밴픽의 약점은 선수들의 기량에 너무 기대며, 밴픽 수정도 느리고 밸류에만 기대는 면이 강했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MSI의 젠지에게선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국제 대회에서 몇 판 나온 세트 패배에서도 칼같이 피드백을 하며 상대의 픽을 틀어막았고, 상대가 자신들의 픽을 뺏거나 견제하면, 캐니언에게 카직스·니달리·카서스 등 예상을 벗어나는 픽을 쥐여주며 예측을 틀었고, 쵸비를 믿는 요네 픽과 그러면서도 상대의 픽을 철저히 카운터 치는 게임 설계를 짜며 밴픽에서 밀린 경기가 사실상 없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상으로 2024 MSI가 모두 끝이 났는데요. 롤챔스 서머 일정은 6월 12일부터 바로 시작된다고 합니다.

 

한국 팀들을 응원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시겠지만, 타 리그의 팀들도 상당히 분전하는 모습이 대단했는데요. T1의 탈락은 아쉽지만, 본 실력을 숨기고 큰 그림을 그려 롤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한 밑작업이라고 생각을 하려고 합니다.

 

남은 하루도 행복하시길 바라며,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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