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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SSAY/staccato_짧은이야기

[비열한 아이였던 푸틴] 그의 장기 독재가 가능한 이유

by 시구몽 2024.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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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오늘은 푸틴의 장기 독재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그의 장기 독재 비결은?

개요

최근 러시아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최소 2,200만 표는 조작됐다는 등 광범위한 선거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과 함께 푸틴이 임기를 6년 더 연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그의 득표율은 87.28%로, 이는 러시아 대선 역사상 최고 기록이라고 하죠.
 
현재도 이미 72세의 고령인 푸틴은 이미 78세까지 대통령 직을 수행하는 것이 확정된 상태이나, 최근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한번 더 해 먹을 수 있는 상태인데요. 만약 그것이 현실화될 경우, 그는 84세까지 러시아 대통령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상 종신 집권에 돌입한 것입니다.




2000년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이론상 총 36년간 집권을 할 수도 있는 것인데요. 그렇게 된다면 또 다른 독재자 스탈린의 기록인 31년을 훌쩍 넘는 수준의 독재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푸틴의 독재를 가능케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I. 언론의 자유 통제

사실상 푸틴의 가장 큰 독재 비결입니다. 이후의 항목들은 들러리에 불과할 정도로요. 러시아의 언론 자유도는 원래도 높지 않았지만, 2022년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한 전쟁을 거치며 더욱 낮아집니다.
 
러시아의 언론 자유 지수는 2021년에 150위를 기록하였고, 2023년에는 164위를 기록했는데요. 180개국 가운데 164위면 자유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푸틴의 비도덕적 행태는 러시아 국민에 닿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시아는 전쟁 직후, 비판 보도를 차단하는 새로운 법을 만들었는데요. 가짜 뉴스를 유포하면, 최고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반 정부 보도를 하려면, 목숨을 걸거나 망명을 해야 합니다. 2022년, 한 러시아 언론사의 기자들이 푸틴을 '한심한 독재자'라고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했는데, 곧바로 기사는 삭제됐고 결국 기자들은 망명했습니다.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반정부 운동가 나발니에 대해서도 러시아 정부가 첩자라고 낙인을 찍으면, 대다수의 국민은 그걸 믿게 되는 것입니다.

* 알렉세이 나발니: 지난 2024년 2월 16일 사망한 반푸틴 세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물. 자세한 정보는 포스팅 하단 링크 참고.


II. 개천에서 난 용

1971년의 푸틴 사진 ①

다음은 푸틴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주장의 내용입니다.

1952년, 세 가구가 모여 사는 다가구 공동 아파트에서 태어났는데, 사방이 쓰레기 천지에 쥐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곳이었다. 청소년 시절, 싸움꾼이었다. 승부욕이 강해서 어릴 적 싸움을 많이 하고 다녔는데, 자신을 얕본다는 느낌이 들면 어떤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복수를 했다.

 
어릴 적의 이런 모습들이 푸틴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먼저 때려야 한다. 그리고 정말 많이 때려서 상대가 일어나지 못할 정도여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굳히게 됐다는 것입니다.

1971년의 푸틴 사진 ②

한편, 스파이 영화를 좋아했던 푸틴의 꿈은 확실했습니다. 바로 KGB 요원이 되는 것이었는데요. 그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고등학생 시절에는 KGB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때 한 장교와 대화를 나눴는데, 그의 조언대로 푸틴은 러시아 명문 대학의 법대에 입학합니다. 당시 KGB는 입사 지원을 따로 받지 않고. 소개나 추천으로 입사하는 방식이었는데, 대학생 푸틴을 지켜보다 졸업을 하기도 전에 영입했다고 합니다.





가진 것 없는 평민 소년으로 태어나 KGB 요원에서, 보좌관을 거쳐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되었다는 스토리 덕분에 해외에서 푸틴은 전쟁을 일으킨 무자비한 지도자이지만, 러시아에서는 마치 성공 신화의 주인공처럼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III. 자기 관리

푸틴은 정상회담 때 자주 늦는 지각 대장입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4시간, 아베가 3시간을 기다렸던 일화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KGB 스타일의 심리전이다'라는 의견과 '푸틴은 원래 게으르다'는 의견이 맞서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푸틴 직전의 대통령이 옐친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자기 관리를 잘한다는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엄청난 애주가였던 옐친
만취 상태로 선거 유세를 하는 옐친

보리스 옐친 러시아 초대 대통령이 집권 당시에는 제1차 체첸 전쟁 실패 등으로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고, 1998년에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등 경제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 옐친의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그가 술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술 때문에 정상회담을 펑크 낸 것도 여러 번이고, 해외 행사에서 술에 취해서 갑자기 악단을 지휘하겠다며 주정도 부렸는데요. 오죽하면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그의 별명은 '술 취한 광대'였답니다.




반면, 푸틴은 공식 석상에서 취한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매일 운동을 하는 등 착실한 이미지로 러시아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최근에도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수영과 유도 등 매일 운동에 2시간 반을 할애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미지가 푸틴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비정상적인 푸틴의 지지율

'술 취한 광대' 옐친은 임기 막판 지지율이 5%로 폭락하는 굴욕을 겪었지만, 푸틴의 지지율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IV. 강한 사나이

왼쪽이 말을 타는 푸틴 사진의 원본/ 오른쪽은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밈
직접 마취총을 쏴 제압한 호랑이와 찍은 사진

푸틴은 웃통을 벗고 말을 타고, 곰과 호랑이와 사진을 찍습니다. 강한 러시아를 만들 유일한 사람이 바로 강한 사나이인 자신이라는 걸 강조하는 사진들입니다.

얼음물에 입수하는 푸틴

한겨울 얼음물 입수 장면은 단순히 강한 사나이임을 보여주는 것만은 아닙니다. 러시아 정교회에선 매년 1월 19일, 예수가 요단 강에서 세례 받은 날을 기리는데 푸틴은 여기에 매년 참가하고 있습니다. 즉, 신앙도 강한 사나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하는 것입니다.

푸틴과 키릴 총대주교

푸틴은 러시아 정교회의 독실한 신자로 유명합니다. 푸틴에게 정교회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 하나의 통치 수단인데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 군의 사기가 떨어질 때에는 전방에 종교화를 보내 여론을 잠재웁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성전이라며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 대주교 입을 통해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 키릴 총 대주교: 1970년대에 KGB 비밀요원으로 활동했던 인물. 코드명은 미하일로프.

 



21세기인데도 이런 종교적인 설득이 통할까라는 의문에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다수의 러시아 국민은 정교회의 신자이며, 따라서 푸틴이 원하는 모스크바 중심의 기독교 국가 재건을 바란다는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마취총으로 호랑이를 겨냥하는 푸틴

마취총을 능숙하게 다루는 푸틴의 모습은 정말로 꽤나 듬직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와 비슷하게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시절에 보다 나은 조준을 위해 사격 전 하늘을 바라보며 동공을 축소시키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죠. 둘 다 든든하고 강한 남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할 수 있지만, 지도자로서 두 명은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푸틴은 독재자, 암살자이자 전쟁범죄자이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렇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국가들 역시 핵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하는 푸틴을 조심스레 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건강 악화뿐이란 말도 있고요.

 

최근 모스크바 내에서 테러가 있었는데, 이는 IS의 소행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언론을 손아귀에 쥔 푸틴은 이를 우크라이나의 공작으로 몰아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전쟁의 명분을 찾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예상합니다.
 
부디 큰 전쟁이 다시 시작되어 우리나라가 그 불똥을 맞지 않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포스팅.

 

[알렉세이 나발니 ①부] 푸틴의 정적 나발니의 생애, 사망 의혹 총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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