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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SAVAGE 사례로 배우는 지식

[제4의 벽] 영화 속, 만화 속 캐릭터가 내게 말을 건다? 제4의 벽 뜻, 제4의 벽 사례

by 시구몽 202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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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_사. 배. 지_사례로 배우는 지식」

 

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가끔 영화나 만화를 보다 보면 등장인물들이 우리들에게 말을 걸어오며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작품 속 인물들이 '제4의 벽'을 깨고 나온 경우에 해당하는데요. 오늘은 이 '제4의 벽'이란 개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과 현실 세계의 구분, 제4의 벽


[제4의 벽이란 무엇인가? 정의, 장·단점, 사례]

I. 제4의 벽의 정의

제4의 벽이란 본래 연극 용어로, 연극 밖의 현실 세계와 무대 위의 극 중 세계를 구분하는 가상의 벽을 가리킵니다.

드니 디드로, Denis Diderot

18세기 중엽 프랑스의 계몽주의 작가인  프랑스의 드니 디드로가 주창한 개념입니다. 무대는 하나의 방으로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한쪽 벽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제거된 것뿐이며, 이것이 가상적인 제4의 벽이라는 것인데요. 따라서 배우들은 이 속에서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실재의 방에서처럼 연기를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유럽의 연극이나 오페라 등은 관객은 무대를 인식할 수 있지만,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간섭해서는 안 되며 연기자들은 무대 밖의 관객들을 볼 수 있지만 간섭해서도, 인식해서도 안 되며 각자 별개로 있어야 한다고 여겨졌습니다. 디드로는 이런 상황을 무대와 객석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제4의 벽이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 벽의 건너편에 있는 관객과 배우는 서로에게 간섭할 수 없는 존재라고 여겼습니다.

 

제4의 벽 이론은 19세기말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후 사실주의 연극운동의 주요한 지침이자 일종의 불문율이 됩니다.


II. 제4의 벽을 돌파한 작품의 장단점

제4의 벽이란 현실과 작품 사이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경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엔 제4의 벽을 돌파한 작품들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장점

  • 혁신적인 경험: 관객이나 독자는 새로운 형태의 참여를 통해, 혁신적이고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기억에 남는 경험을 통해 예술과 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 감정적인 연결: 관객이나 독자와 더 깊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호작용이나 직접적인 소통은 작품의 캐릭터나 내용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하도록 기여합니다.
  • 참여와 창의성 촉진: 관객이나 독자에게 참여하고 상호작용할 기회를 제공하여, 창의성을 촉진합니다. 이는 관람객이나 독자가 작품의 방향을 직접 조절하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점

  • 기술 의존성: 제4의 벽을 돌파한 영상 매체들은 때때로 고급 기술이나 인프라를 필요로 합니다. 이로 인해 접근성이 낮아지며,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관객이나 독자가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소통의 한계: 소통의 한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실과 가상현실 간의 이중성이나 상호작용의 한계로 인해 작품의 의도가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기도 합니다.
  • 흥미 유지의 어려움: 제4의 벽을 돌파한 작품들은 참신하고 혁신적일 수 있지만, 장시간 관람 또는 상호작용이 필요한 작품들은 흥미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III. 제4의 벽을 돌파한 작품 사례

한국의 전통놀이인 '마당극' 역시 대표적으로 제4의 벽을 돌파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한국에서는 본디 제4의 벽이란 개념 자체가 근대 이전엔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돌파했다는 표현이 적절치 않기는 합니다.

 

이제 각 매체별로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영화 데드풀

  • 데드풀: 제4의 벽 돌파는 주인공 데드풀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서도 제4의 벽을 넘는 장면이 넘쳐납니다. 영화 내내 치는 드립의 대부분이 관객한테 던지는 말입니다.
  • 바비: 바비가 자신이 못생기고 완벽하지 않다고 슬퍼하는 장면에서, 내레이터가 "이런 대사를 시킬 거면 마고 로비를 캐스팅하지 마세요"라며 영화 내에서 제작진을 디스 합니다.
  • 에놀라 홈즈: 에놀라 홈즈는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질문하며, 심지어 영화 중반부에는 카메라에 대고윙크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만화, 애니메이션

네이버 웹툰 이말년씨리즈

  • 이말년씨리즈, 이말년 서유기: 이말년의 작품들 대부분이 제4의 벽을 자주 부수는 편입니다. "독자 여러분"이 언급되는 건 기본이고, 이말년의 오너캐도 심심찮게 튀어나옵니다.
  • 열혈강호: 작품의 주인공부터 엑스트라까지 구별하지 않고 단행본을 광고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가령 주인공 한비광을 통해 독자에게 토로하는 장면이 이에 해당합니다.
  • 대부분의 유아용 만화: 대부분의 독자 혹은 시청자가 어린이인 작품들에선, 아예 대놓고 제4의 벽을 무시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말 그대로 주요 타겟층 대부분이 가상과 현실의 구분 능력이 떨어지는, 즉 작품 속 인물들을 실제 존재로 받아들이는 어린이라서 그런 것입니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가르침을 주거나, 참여를 유도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드라마

드라마 더 글로리

  • 더 글로리: 파트 2의 16화에서 "그동안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했어요, 당신들도 나처럼 뜨거웠기를, 쓰리고 아팠기를"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는 문동은의 복수를 지켜봐 온 시청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 킬미, 힐미: 14회 방영분에서 설날을 맞이하여 영상 속 출연진들이 저녁 식사를 하기 전, 건배를 하면서 뜬금없이 시청자들을 보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외친 바 있습니다.
  • 최고의 사랑: 직접적으로 제4의 벽 연출법을 쓴 경우입니다. 주인공 독고진이 마지막에게 시청자들에게 좋은 드라마 재미있게 잘 봐서 어땠냐고 감상을 물으며 드라마가 종영됩니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로고

  • 리그 오브 레전드: 트린다미어는 '마검 트린다미어' 스킨을 착용하고 도발 시, "이 새로운 스킨, 가면 갈수록 맘에 드는구먼!"이라는 대사를 합니다. 누누와 윌럼프 봇은 제4의 벽을 가볍게 넘어 다닙니다. 자신의 대사가 무작위로 나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던지, 인터넷에서 많이 본 드립을 친다던지, 심지어 페이커까지 언급합니다.
  • 스트리트 파이터 2 - 춘리의 승리 포즈 중 인사를 하는 동작이 있는데, 플레이어한테 인사를 합니다.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에서는 상대방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 철권 시리즈: 미겔로 도발을 시전 하면 플레이어를 향해 "유후~" 하며 따봉을 날립니다. 상대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체어샷 유발 기입니다.

글을 마치며

연극 무대 배치도

제4의 벽을 깨는 것은 언뜻 보면 참신해 보이기도 하지만, 상당히 고난도의 위험한 시도이기도 합니다. 작품 세계에서만 머물고 싶은 현실의 관객이나 독자들을 강제로 끄집어내는 작업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객이나 독자들이 이미 충분히 작품 세계에 녹아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추거나, 작품 세계에서 내보내려는 의도로 사용할 때, 제4의 벽 돌파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조금이나마 유익하고 재밌는 시간 되셨길 바랍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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