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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SAVAGE 사례로 배우는 지식

[악마의 증명(Devil's Proof)] 부재의 증명, 말싸움 할 때 무적의 치트키, 악마의 증명 뜻, 악마의 증명 사례

by 시구몽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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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_사. 배. 지_사례로 배우는 지식」

 
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오늘은 '악마의 증명'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생소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주로 논리학에서 사용되곤 하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굉장히 쉽게 접할 수 있는 개념이랍니다.
 
자, 그럼 이제 이 '악마의 증명'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당신은 악마를 증명할 수 있나?


[악마의 증명: 막강한 가불기]

I. '악마의 증명' 정의

어떠한 사실이나 인과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 무지에 호소하는 논증이라고도 함.

라틴어: Probatio Diabolica/ 영어: Devil's Proof






악마의 증명은 중세 유럽에서 사용되던 법적 용어이며, 좀 더 직관적으로는 '부재의 증명'이라고도 합니다. 존재를 증명한 것은 100%에 닿은 확실한 행위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은 우주 전체를 샅샅이 뒤지지 않는 한 99.9999%까지 닿을지언정 절대로 100%에는 닿을 수 없습니다.
 
악마의 증명은 논리적으로도 딱히 허점이 없어 논쟁에서 무적의 가불기입니다. 즉, 부재를 주장하는 쪽에서 없음을 아무리 입증해도, 존재를 주장하는 쪽에선 "아직 어딘가에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지 않다"라고 일축하면 될 뿐이고, 상대가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이와 같은 논리만 반복하면 되기 때문이죠.
 
아직까지 조금 어렵다면,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II. '악마의 증명' 사례

외계인은 있다 vs 외계인은 없다

"나 있게, 없게?"

어릴 때 한 번쯤은 친구들과 이 주제를 통해 논쟁을 했던 적이 있을 겁니다. 어느 쪽이 입증하기 쉬울까요?
 
외계인의 부재를 주장하는 친구들은 외계인이 이 무한하게 넓은 우주 어디에도 없다는 증거를 가져와야만 합니다. 이는 현 인류의 기술력으로는 아직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반면, 외계인의 존재를 주장하는 친구들은 외계인을 데려오기만 하면 됩니다. 이것이 어렵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UFO의 사진이나 누군가의 목격담을 들려주면 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논쟁은 대개 외계인의 부재를 주장하는 친구들의 패배로 끝이 났을 겁니다.


 유신론자

성스럽도다!

유신론자들 역시 악마의 증명을 즐겨 사용합니다. "신을 보여드릴 순 없지만,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당신은 이를 부정할 수 없다"와 같은 식으로 말입니다. 이 역시 딱히 반박할 수 없는 논리입니다.
 
특히 맹목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기독교에서는 스스로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축복 등을 통해서 하나님을 증명합니다. 이를 부정하는 입장에서는 하나님의 부존재를 증명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이 있다면, 당신이 증명하세요.

대체복무가 생기기 이전, 양심적 병역거부는 형사적 처벌의 대상이었습니다. 형사법 상의 입증책임은 피고의 유죄를 주장하는 검사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검사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피고에 대해 양심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판례(2016도 10912)는 이에 대해
 
'진정한 양심의 부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은 마치 특정되지 않은 기간과 공간에서 구체화되지 않은 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과 유사하다. 위와 같은 불명확한 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반면 그 존재를 주장/증명하는 것이 좀 더 쉬우므로...'
 
라고 판시되어 있으며, 양심의 존재를 주장하는 피고에게 그 존재를 수긍할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즉, 원칙과 다르게 피고가 먼저 본인의 절박한 양심의 존재를 수긍시킬만한 소명자료를 내고, 검사는 그제야 그 자료의 신빙성을 따짐으로 양심의 부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판례에서도 적시하였듯, 한 사람의 양심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인 거죠. 이는 악마의 증명이 실제 재판에서 적용됨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연애 관계

"사랑해...", "증명해봐"

연애 관계에서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단순히 주관적인 느낌만으로는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당신의 착각일 뿐이라고 반박하면 그만입니다.
 
반면, 사랑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쪽에서는 선물을 사준다던지, 상대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든지 등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이론상의 얘기일 뿐, 현실에선 사랑을 증명하는 것이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악마의 증명의 정의만 보았을 때는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지만, 사례를 보니 쉽게 느껴지죠? 게다가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자주 접하는 개념이기도 하고요.
 
중세 유럽에서는 본인이 마녀가 아님을 증명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막기 위해 현대의 사법 체계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채택한 것이며, 피고의 혐의 또한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거해 검사가 입증해야만 하는 것이고요.
 
그럼에도 아직 악마의 증명을 이용한 '마녀 사냥'은 계속 발생하곤 합니다. 근거도 없이 "네가 잘못한 것 아니냐. 아니면 네가 잘못하지 않았음을 증명해라!"라고 누군가 외치면, 언론은 이를 고이 적어 나르곤 하죠.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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