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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SAVAGE 사례로 배우는 지식

[적악여앙(積惡餘殃)] 나쁜 짓을 하면, 내 자식이 대가를 치른다? 차카게 살자! 적악여앙 뜻, 적악여앙 사례

by 시구몽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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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_사. 배. 지_사례로 배우는 지식

 

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오늘은 사자성어 하나를 알아보려 합니다. 바로 '적악여앙'이라는 사자성어로, 아마 처음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정도로 낯설 텐데요. 상당히 사이다 같은 동시에,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도 있는 의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바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쇠퉁소로 맞아봐야 죄를 안짓지!


[적악여앙, "죄의 대가는 더디지만 반드시 찾아오는 법"]

I. 적악여앙의 정의

적악여앙(積惡餘殃)

 

積 쌓을 적
惡 악할 악
餘 남은 여
殃 재앙 앙

 

'악행을 계속 일삼으면 악행에 대한 재앙이 자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의 한자성어입니다. 현대에는 잘 쓰이지 않던 말이었으나, 드라마 '각시탈' 방영 이후로 유명해졌습니다.


II. 적악여앙의 사례

드라마 각시탈

"네놈의 악행을 응징하러 왔다!"

적악여앙은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로서 활용됩니다. 이는 본문의 제목으로도 활용한 각시탈의 대사를 통해서 뚜렷하게 알 수 있는데요.

 

"죄의 대가는 더디지만 반드시 찾아오는 법"



다만, 드라마에서는 죄의 영향이 자손에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지은 당사자가 직접 그 대가를 치르는데요. 그런 의미에서는 인과응보 내지는 사필귀정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정확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적악여앙이란 단어 자체가 굉장히 인상 깊고 강력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활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각시탈에 등장한 적악여앙이 새겨진 소품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각시탈에서 주인공은 을사오적을 모티브로 한 이들을 직접적으로 처단함으로써 직접 적악여앙을 이뤄냅니다. 죄의 대가를 치르는 악인들의 비참한 모습은 당시 많은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답니다. 또한 힘없는 백성이 당한 불의를 수시로 해결해주기도 하였죠.


김구 암살자 안두희

안두희는 1949년에 백범 김구 선생님을 암살한 자입니다. 그럼에도 안두희는 이 말도 안 되는 살인이 일어난 지 4년도 채 되지 않아 완전히 복권을 하는데요. 15년 형을 받았으나, 실제로 감옥 생활을 한 것은 고작 1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김구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

이후, 안두희는 강원도 양구에서 2000여 평짜리 두부공장을 운영하면서 주위 11개 사단에 두부, 콩나물,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납품했는데, 강원도에서 납세액 2~3위 차지할 정도로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그의 고생이 시작되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60년 4월 29일 새벽 1시경, 김구 선생을 살해하고도 이승만 정권 밑에서 갑부노릇을 하면서 뉘우침이 없다며 격분한 양구농고 학생 30여 명에 의해 안두희의 집은 전파되고 가구 일체가 소각됨.

1960년과 1961년, 여러 차례 길거리에서 테러를 당함.

1965년, 백범 독서회장 곽태영으로부터 칼로 목을 찔리기도 했으나, 극적으로 목숨을 건짐. 이후 본부인과 이혼하고, 생계에 곤란을 겪게 된 그는 약 20년 동안 '안영준'이라는 가명으로 필사적인 은신 생활을 하게 됨.

1987년 3월 27일, 그를 알아본 민족정기 구현회장 권중희에게 서울 마포구청 앞에서 몽둥이로 폭행당하면서 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게 됨.

1980년대 이후, 그는 이미 도피를 포기한 상태였으나 정부에서는 그의 신변을 보호하지도 않았음. 



그러나 안두희는 1989년에 KBS에 출연하여 "(내가 김구를 암살한 일은) 정당한 일이고 하늘을 보나 땅을 보나 나 자신이 분석해도 악의라고는 털끝만치도 없는 내 행동"라고 말합니다. 죄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는 것임이 분명했죠.

 

1996년, 결국 안두희는 평소 김구 선생님을 존경하던 버스기사 박기서의 '정의봉'에 의해 맞아서 죽고 맙니다. 피살 당시 안두희는 80살에 가까운 노인이었으며, 사망한 모습은 꽁꽁 묶인 채 맞아 죽은 처참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뉘우침 없이 같잖은 명줄을 유지한 안두희에게 거의 50여 년 만에서야 적악여앙이 실현된 것입니다.

* 박기서의 행동은 명백한 살인이었음에도, 국민들의 엄청난 관심과 지지를 받아, 이례적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1년 4개월 만에 사면되어 출소함. 여담으로 당시 학교 선생님들은 '정의봉(正義棒)'을 본인들의 회초리에 새기는 게 유행이 될 정도였음.


연좌제

적악여앙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좌제는 '범죄인과 관계가 있는 자에게 연대 책임을 지우는 제도'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범죄인의 가족에게도 죄의 책임을 묻는 경우가 일반적인데요. 이는 고대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해 온 제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까지 연좌제가 시행되었습니다. 물론 현재는 헌법 제13조 3항에서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함으로 연좌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상이나 부모의 죄 때문에 잘못이 없는 자식이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환경에서 성장한 자식들이 비뚤어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는 경우도 역사적으로 흔했고, 현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III. 적악여앙의 반의어

적선여경(積善餘慶)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다'라는 뜻으로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을 줄인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적악여앙 역시 '적악지가 필유여앙(積惡之家 必有餘殃)'을 줄인 말입니다.


글을 마치며

2024년을 기준으로 6·25 전쟁 참전 용사를 비롯한 국가 유공자들에게 지급되는 연금 최고액은 월 100만 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들려오는 친일파 후손들의 소식은 전부 그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얘기들 뿐이죠. 그들이 친일을 한 것은 분명 아닙니다만, 조상의 친일로 인해 쌓은 재산으로 호의호식하는 건 옳지 않은 일입니다.

 

이 엄청난 불합리에 잠시 분노를 하게 되지만 변하는 건 없는 걸 알기에  답답할 뿐입니다. 각시탈의 등장을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다만, 적악여앙을 무기력하게 되뇔 뿐입니다.

세상의 불합리에 날카로운 응징이 가해지길.

그래도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거란 확신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야겠죠?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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