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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 사례로 배우는 지식

[불쾌한 골짜기] 낯선 존재에게서 나의 향기가 난다?!! 불쾌한 골짜기 뜻, 불쾌한 골짜기 사례

by 시구몽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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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_사. 배. 지_사례로 배우는 지식

 

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본격적인 내용을 다루기에 앞서 먼저 사진을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인간과 묘하게 닮은 안드로이드와 로봇

여러분들께서는 사진을 보고 드시는 생각이 무엇인가요? 사진에 나온 대상들이 전부 로봇임을 눈치채셨다면, '기술 참 많이 발전했다', '첫 번째 사진은 사람인지 알았네' 등의 생각이 드셨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한편, 사람과 닮아 있는 로봇들을 보자니, 이상하게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러한 거부감이 드는 현상을 '불쾌한 골짜기'라고 하며, 이 불쾌한 골짜기가 바로 오늘 다룰 주제랍니다. 그럼 불쾌한 골짜기에 대해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까요?


[불쾌한 골짜기] 닮아 있는 것에서 오는 불편함

I. 불쾌한 골짜기 뜻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오히려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일본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의 주장. 나아가 이를 일반화하면, '인간은 인간을 어설프게 닮은 것을 닮지 않은 것보다 더 싫어한다'는 것.

일본어: 不気味の谷現象 /영어: Uncanny valley

모리가 제시한 그래프(x축: 인간과의 유사성, y축: 호감도)

그래프를 보시면, 인간과 동떨어진 모습에서는 호감도가 낮다가, 유사성이 증가할수록 호감도가 늘어나지만, 부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을 취하기 시작하면 호감도가 대폭 감소합니다. 이 구간(그래프 중 4번)의 모습이 골짜기를 닮은 것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참고로 이 '불쾌한 골짜기' 개념은 로봇 분야뿐 아니라, 3D 영상 분야에서도 자주 말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도 많이 나옵니다.

 

 


II. 불쾌한 골짜기 원인

잘못된 인체 비례와 얼굴

인체 비례가 엉망인 경우의 예로는, 어설프게 실사를 표방한 그림체, 우락부락한 그림체에 비례 붕괴를 끼얹었을 때 그리고 대두인데 몸이 심하게 가늘고, 흐느적거릴 때 등이 있습니다.

 

또한 미소녀 캐릭터의 얼굴 모델링에서는 어설픈 부분이 더 부각됩니다. 얼굴 묘사에는 이목구비, 머리카락이 뻗는 위치, 목 위치 등이 매우 중요한데, 모델링 과정에서 심한 과장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지의 등속 운동

어딘가 어색한 졸라맨의 덤블링 모습

팔·다리가 똑같은 속도를 유지하는 운동을 의미하는데, 주로 3D 캐릭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등속 운동을 적용한 캐릭터의 동작을 접할 경우, 그것이 자연스럽지 않음을 바로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은 가속과 감속의 개념을 적용하지 않은 등속 운동을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론상 어렵다는 등속 운동을 인간의 몸으로 구현하는 구혜선


인체 동작의 몰이해

로봇이나 캐릭터들의 걷기나 달리기 동작 등에서 가장 크게, 그다음으로 액션 장면에서 티가 납니다. 이는 주로 체중 이동의 이해 부족과 프로그램에 대한 과신으로 인해 비롯되는 현상입니다.


미세한 부분의 움직임

인간은 인간에게 시각적으로 유독 섬세한 인식능력을 지니고 있는데요. 상대방의 이목구비는 물론이고, 눈동자의 미묘한 움직임, 이목구비 주변의 작은 근육의 변화를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추측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움직임들은 모션캡처 장비로도 재현이 힘들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은 3D로 재현한 캐릭터를 보고 그저 마네킹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요. 배우의 온몸에 센서를 붙여서 세심하게 렌더링 한 캐릭터들로부터 왠지 모를 혐오감이나 섬뜩함을 느끼는 것은, 대부분 작은 움직임을 재현하지 못한 탓일 것입니다.


인간의 본능

인간은 비교하는 두 대상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사하면, 그때부터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에 주목하기 때문에 불쾌한 골짜기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III. 불쾌한 골짜기 사례

영화 '캣츠'

캣츠의 등장 캐릭터

영화계에 있어 불쾌한 골짜기의 끝판왕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배우들에 적용된 고양이 털 CG는 많은 관객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미국의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영화'로 뽑혔습니다.

* 골든 라즈베리 상: 존 윌슨이란 사람이 '영화값 1달러도 아까운 영화'를 뽑자는 취지에서 1981년 만들어진 상. 처음 시작은 존 윌슨의 집에서 그와 그의 친지들이 모여 조촐하게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상이 되었음.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

토마스와 증기 기관차 팀

초기의 토마스는 무섭다는 평이 너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였는지 토마스와 관련된 2차 창작물 중에는 공포물이 많은데요. 저 역시 어릴 시절, 토마스에게는 참 정이 안 갔는데, 불쾌한 골짜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게임 '뱀파이어 시리즈'

꿀벌형 여성 곤충인간, Q-Bee

캡콤의 대전액션게임 뱀파이어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왼쪽의 미소녀 곤충수인 캐릭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지만, 오른쪽과 같이 의도적으로 불쾌한 골짜기를 부각했다고 합니다.

 

 


IV. 불쾌한 골짜기 개념에 대한 비판

대중들은 물론 관련 업계인들에게까지 마치 정립된 과학 개념인 것처럼 퍼져있지만, 사실 불쾌한 골짜기라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할 실험적, 통계적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모리의 원문 역시 '미래에 로봇이 발달하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로봇 공학자로서의 상상을 담은 에세이에 가까운 것이었고, 상단의 그래프도 딱히 실험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가 아니라 그냥 본인의 상상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불쾌한 골짜기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보편적 현상인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는데요. 불쾌한 골짜기라는 것이 단일한 현상이 아니며, 감각 자극의 종류나 수용자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그 원인과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한 불쾌함을 느끼는 여부와 정도가 수용자의 연령과 컴퓨터 그래픽과 로봇을 접한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또한 실험에 따라서는 모리의 주장과는 달리 '골짜기'가 아예 없거나 골짜기가 아닌 '절벽'이 그려졌으며, 미국의 인디애나 대학 칼 맥도먼 교수 팀의 실험에서는 '인간과 닮은 정도와 수용자의 불쾌감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없고, 수많은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이 도출되기도 했습니다.

V. 기타

대유쾌 마운틴의 탄생

  • 불쾌한 골짜기의 반대말로 '대유쾌 마운틴'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 '동물들은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지 않고 오직 인간만이 느낀다'라는 가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들도 돌연변이로 태어나 외형이 이질적인 동족을 배척하거나, 사람이 관찰 목적으로 무리에 잠입시킨 동족 모양 로봇을 공격하는 사례가 흔한데요. 이를 근거로,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비단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며, 유전자 단위로 각인된 동물의 본능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 미처 소개하지 못한 불쾌한 골짜기의 여러 사례들을 아래 정리해 두었습니다.
영화
사탄의 인형 시리즈(1988~2017)
폴라 익스프레스(2004)
베오울프(2007)
애나벨(2014)
알리타: 배틀 엔젤(2019)
라이온킹(2019)
수퍼 소닉(2020)
메간(2023)
인어공주(2023)

게임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2020)

글을 마치며

불쾌한 골짜기에 대해 검색을 하면, 아주 많은 사례들을 접할 수 있는데요. 대개 인간을 본떠 만든 로봇의 사진이 많이 검색되는데, 이 중 몇몇은 아주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하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답니다. 그중에서도 아래의 로봇은 그나마 그 정도가 덜 한 녀석입니다.

그래.. 아주 많이 심각하게 불쾌해...

이 사진만 봐도 거부감이 아주 심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불쾌한 골짜기란 정말 존재하는 증상 같기도 한데요. 아직 연구는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저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의 어떤 본능 같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이제 오늘의 포스팅을 끝마치고자 합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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