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비론(兩非論)] 모두까기 인형, 그럼 도대체 뭐가 옳다는건데?! 양비론 뜻, 양비론 사례

「SAVAGE_사. 배. 지_사례로 배우는 지식」

 
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뉴스 기사를 보다 보면 '양비론'이란 단어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 단어를 접했을 땐,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전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이 단어가 사용된 기사들을 보면 대개는 훈훈하지 않은 내용들의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은 이 '양비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양비론을 의미하는 신조어인 모두까기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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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 얘도 틀렸고, 쟤도 틀렸어!]

I. 양비론 뜻, 양비론 정의

힝... 니가 더 나빠!

양비론은 한자로는 '兩非論', 이렇게 표기하는데요. 한자를 잘 아시는 분들은 여기서 바로 짐작하셨겠지만, 양비론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 충돌하는 두 의견이 모두 틀렸다고 주장하는 이론》

인터넷에서는 흔히들 요즘 만들어진 신조어로 '모두까기 인형'이라 불리는 것이 바로 이 양비론을 의미하는 것이랍니다. 영미권에서는 양비론을 'bothsidesism(보스사이지즘, 양쪽주의)'의 하나로 다루고 있는데요. 여기서 보스사이지즘은 양비론과 양시론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 양시론: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라는 것으로, 양비론과 반대되는 개념. 일상에서는 양비론이 양시론의 의미까지 포함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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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양비론의 성립과 의의

양비론의 성립

양자의 주장에 대한 내용이 뒷받침되는 양비론은 잠재적 위험이 없습니다. 반대로, 아무런 내용도 없이 둘 다 틀렸다고 하는 경우는 문제가 됩니다. 양비론에 무슨 내용, 무슨 근거 등의 설명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건 단지 양비론이란 단어를 도식적으로 사용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어떤 경우에 이러한 양비론 오용이 등장할까요?
 
바로 양 쪽 의견을 둘 다 모르는 경우입니다. 양 쪽을 이해한 경우, 그 양쪽이 다 틀렸음을 설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쪽만 이해한다면, 그쪽으로 기울 것이니 양비론이 쉬이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둘 다 모르면서도 판관의 위치를 점하려 할 때, 알맹이가 없는 양비론이 등장하고, 그 양비론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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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의 의의

선생님.. 정답을 알려줘..

양비론은 한계가 존재하고, 대안이 없는 소모적 논쟁 방식인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애초에 양비론은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으며, 대안 제시가 양비론의 목적도 아닙니다. 반드시 한쪽을 옹호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양측 모두에게 비판받을 점이 있다면 이를 지적하는 것 역시 필요한 태도입니다. 즉, 양비론은 한마디로 양날의 검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 내의 현상이나 사건사고, 주장에서 한 측만 오류를 범하고 있거나, 한 측만 완벽한 주장을 하고 있지 않는 경우들도 명백하게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측의 잘못과 문제점에 대해 비판이 생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엔 양비론이 분명히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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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양비론 사례

아이들 다툼

권위주의적이었던 한국전통사회의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이 싸우는 행위 자체만으로 둘 다 잘못했다고 양쪽을 똑같이 벌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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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역사관

일제가 조선의 국권을 강탈해 간 것은 잘못이나, 그때까지 미개한 수준에 머물러있던 조선의 왕실과 국민들도 잘못이 있고, 결과적으로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이 역시 양비론을 잘못 적용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의 독재가 잘못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수준이 낮았던 것도 잘못이라, 결국 독재를 통해 국민들의 국민성이 한층 고양되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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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싸움

지.. 지렸다..(본문과는 무관한 짤)

과거 여당의 날치기 법안 통과로 인해 발생한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에 대해, 거대 언론사들은 날치기와 몸싸움 자체만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사화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국민들로부터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은 모두 나쁘다는 이미지만 심어줘,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한 양비론의 오용 사례 중 하나입니다.

얽.. 이거 뭔댕!!(본문과는 무관한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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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사태를 본 중국의 반응

연평도 포격이 있은 후, 미국과 서방 여러 나라뿐만 아니라, 러시아마저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과 북한 양측을 모두 비판함으로, 자신들이 상황을 주도하는 형국으로 이끌어 가려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취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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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부단함에서 비롯된 양비론 실생활 사례

예를 들어, 축구를 할 때, 내가 상대 팀 골문 근처에서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슛하는 것이 좋을지, 동료에게 패스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슛을 하자니 혹여나 실패해 욕먹을 것이 싫고, 패스를 하자니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욕먹을 것이 싫어 망설여집니다. 이러한 수동적인 태도(양비론)만 가지고 있으면, 결국 시간이 지나 상대 팀 수비진이 견고해져 이미 쥐고 있던 기회마저 날려버릴 확률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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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상에서 양비론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남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양측의 잘잘못을 따지는 사회적 이슈나 사건, 사고 관련 글에서 이러한 경향이 많은데, 적잖은 이슈와 갈등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회에서는, 잘못이 더 중한 쪽에 모든 사회적인 비판이 몰두되어, 비교적 잘못이 가벼운 반대쪽을 감싸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양측 다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도 양비론자로 몰고 가, 이들의 주장을 원천봉쇄하는 현상이 심심찮게 일어납니다. 이는 그저 자기가 공격하는 대상을 같이 공격해주지 않는 것이 못마땅하여, 상대를 특정 성향의 인물로 판정하고 몰아가는 비논리의 전형일 뿐입니다.
 
즉, 양비론을 오남용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하지만, 양비론 비판을 오남용 역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양비론 비판을 남용할 경우, 정당한 비판마저도 흑백논리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셔츠는 그렇게 쉽게 찢어지지 않아!

보너스로 국회 싸움 짤 하나 더 소개해드리고, 오늘 포스팅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약간이나마 유익한 상식을 얻어가실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