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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꼬리잡기

[90년대 추억] 분식 편(라면스프 쫀드기, 피카츄 돈까스, 컵떡볶이, 소시지, 호떡 등 각종 구이, 쪽자)

by 시구몽 202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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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오늘은 90년대에 학교 앞 분식집에서 팔던 음식들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로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죠!

빨강 빨강한 90년대 분식 사진


I. 라면스프 쫀드기

봉다리에 담아주는게 국룰!

초딩 시절, 저의 분식집 원픽은 200원짜리 봉다리 쫀드기였습니다. 요즘은 라면스프 쫀드기, 연필심 쫀드기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훗날, 이 기가 막힌 쫀드기는 저희 동네에만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가끔 쉬는 시간에 몰래 나와 분식집을 가면 아지매가 쫀드기를 하나씩 결대로 자르고 있습니다. 200원을 내면서 주문을 하면, 하나씩 나뉜 쫀드기를 한 뭉탱이 집어 끓는 기름에 집어넣고, 라면스프와 설탕이 1:1의 비율로 섞인 가루더미에 던져서 집게로 슥슥 문대서 봉다리에 툭 담으면 완성입니다.



하나 먹어보면 절대로 나눠 먹을 수가 없는 맛입니다. 뜨끈한 상태로 후후 불어가며 먹어도 맛있고, 주머니에 넣어서 아껴뒀다 딱딱하게 굳은 체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최근에도 옛날에 살던 곳을 방문하여 스프 쫀드기를 먹었는데 가격은 10배 올랐지만, 맛은 1/10로 줄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추억으로 남겨둘걸 그랬습니다.


II. 피카츄 돈까스

비둘기 고기로 만들었단 괴담이 있었던 피돈

쫀드기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먹었던 피카츄 돈까스입니다. 사진에는 케첩이 발려 있지만, 치킨 소스 비슷한걸 덕지덕지 발라서 눅눅한 상태로 먹는 게 제일 맛이 좋습니다.

 

포켓몬 열풍 시기에 등장해 피카츄 돈까스 역시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크기가 엄청 큰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200원밖에 되지 않았었기에 별의별 괴담이 다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에서는 피카츄 돈까스가 다른 튀김보다 더 까만 이유가 바퀴벌레를 갈아서 튀김옷을 입혔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답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III. 컵떡볶이

300원짜리와 500원짜리 두 종류가 있었음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많은 친구들의 선택을 받았던 컵떡볶이입니다. 일반적인 크기의 종이컵에 담아주는 건 300원이었고, 그보다 더 키가 큰 종이컵에 담아주는 건 500원이었죠. 슬러시 역시도 그런 형식으로 판매되었답니다.



고운 고춧가루가 눈에 보이는 비교적 달콤한 소스가 특징이고, 길쭉한 떡, 꼬마 떡 등 떡의 크기는 분식집마다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통 500원을 들고서, 작은 사이즈의 컵떡볶이를 하나 사서 바로 옆 문방구에 있는 오락기에 앉거나, 혹은 다른 군것질거리를 200원어치 사곤 했습니다.


IV. 소시지, 호떡 등 각종 구이

어떻게 이런걸 먹었담?

분식집을 들어가면, 판매대가 있고 한편에 이상한 기계가 하나 있습니다. 소시지나 호떡, 쥐포 같은 것을 사서 구워 먹는 기계인데요. 사진과 같이 소시지 등을 올리고 뚜껑을 덮어서 양면을 데우면, '찌부' 상태로 익어서 나옵니다.

 

저희 동네에는 사진처럼 맷돌급은 아니었는데요. 그럼에도 한눈에 보아도 아주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더럽기도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이용한 적은 없는데요. 저 기계를 통해 구워지는 소시지만 좋아하는 마니아 친구들도 여럿 있었답니다. 어린 나이에 내가 직접 뭔가를 구워서 먹는다는 게 아마 재미있었을 테죠.


V. 쪽자

쪽자 만드는 기계

'이게 왜 쪽자야? 달고나잖아'라고 하실 수 있는데 저희 동네에선 쪽자라고 불렀답니다. 혹은 똥과자라고 부르는 아이들도 있었고요. 지역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걸 처음 알곤 좀 놀랐답니다.

 

사진을 설명해 드리자면, 빨간 열판에 설탕을 먼저 나무 막대로 저으면서 녹인 다음, 옆에 놓여있는 베이킹 소다를 녹은 설탕이 묻은 채로 톡 찍어서 다시 저어주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는데요. 좀 더 젓다가 위에 있는 틀에 부어주고 젓는 데 사용한 나무 막대를 얹어 놓고 기다리면 완성이 되는 방식입니다.



욕심을 부려 베이킹 소다 양조절을 실패하거나, 기다림이 부족해 성급히 떼어 내려다가 실패하는 등의 사례가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소다 양조절을 실패하면 끓어 넘치고, 타서 눌어붙기 때문에 사장님이 굉장히 싫어하셨답니다. 그리고 여름에는 웬만하면 다 실패로 끝나기 때문에 사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마치며

일반적인 떡볶이, 어묵, 순대, 튀김류는 제외를 했답니다. 당시의 분식집 감성을 지닌 것들로만 5가지 정도 추려서 살펴보았는데요. 어땠나요? 조금이나마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나요?

 

이제는 그때에 비해 물가가 많이 올라서 전부 최소한 5배 내지 10배 이상의 돈을 내야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되었습니다. 5백 원 있으면 고민을 좀 해야 하지만, 1000원이 있으면 고민 없이 행복하게 이것저것 먹을 수 있었던 때가 있었네요.

 

이제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바쁜 생활을 보내는 와중에 잠시나마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되셨길 바라며, 다음 시간에도 또 다른 90년대 추억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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