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저번 시간에 이어 불량식품, 군것질 2탄입니다. 오늘도 역시 90년대를 살아온 분들이라면 눈에 익은 불량식품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세한 내용 바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90년대 불량식품, 군것질]
I. 꾀돌이
지난 시간 소개해드렸던 밭두렁과 함께 당시 초딩들의 인간 사료 중 무조건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꾀돌이입니다. 밭두렁이 짠맛 인간 사료를 대표한다면 꾀돌이는 단맛 인간 사료를 대표합니다. 귀여운 생쥐 캐릭터가 마스코트로 겉 봉투에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며, 초코색과 바닐라색의 두 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동그란 알맹이 형태의 과자입니다.
사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듯, 당시 문방구에서 파는 대부분의 군것질거리처럼 100원의 가격에 판매되었으며, 양 또한 상당히 많이 들어 있어 한 봉지를 홀로 독차지해서 먹는다면, 오랜 시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몇몇 특수한 오락기에서는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조그만 구멍에서 꾀돌이로 추정되는 과자들이 주르륵 쏟아지곤 했습니다. 얼핏 기억하기론 꾀돌이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최하급 보상에 해당하였지만, 그나마도 잘 받아내지 않으면 몇 알 건지지도 못합니다. 구조상 위생 상태가 몹시 흉악했지만, 90년대 초딩들은 그런 걸 먹어도 배탈은 절대 나지 않았습니다.
II. 브이콘
브이콘 역시 인간 사료 중 하나입니다. 다른 과자류 제품들이 다 100원에 판매될 때 홀로 200원이란 가격에 판매되었던 고급 과자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과자도 일단 사 오면 친구들에게 절반 이상은 다 털리지만, 브이콘은 일단 주머니에서 꺼내서 뜯었다 하면 다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비싼 것은 둘째치고 맛이 상당히 좋습니다. 달콤한 맛과, 짭짤한 맛, 고소한 맛이 아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다만, 밭두렁과 마찬가지로 좀 딱딱한 것이 단점입니다.
III. 쌀대롱
쌀대롱 역시 인간 사료입니다. 3 연타로 인간 사료가 나와 죄다 인간 사료 같지만 앞서 소개한 것들을 포함해 쌀대롱 역시도 초딩들의 선택을 정말 많이 받았던 과자들입니다. 쌀대롱은 달콤한 맛이 특징이며, 당시에는 하얀 가루 같은 게 손에 묻어 나오곤 했습니다. 가루의 정체는 아직도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설탕이겠죠?
맛잘알이라 소문난 친구들은 쌀대롱을 자비 없이 박살내서 2교시가 끝나면 배급되는 우유에 부어서 말아먹곤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그렇게 먹는 애는 저 밖에 없었습니다. 근데 정말 웬만한 시리얼만큼 우유와 잘 어울립니다.
IV. 쫀드기
쫀드기, 쫀디기, 쫀듸기, 쫀득이 등 지역별로 다양하게 부르던 이름의 제품들입니다. 사진상에는 근본도 없는 쫄쫄이가 있는데 저런 명칭으로 불러 본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두 가지 색깔로 이루어진 쫀드기가 있었는데, 그것과 함께 짭짤한 가루가 발려있는 쫀드기를 가장 많이 먹었습니다. 특히,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난로가 있어서 저학년 시절에 선생님께서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에게 구워 주셔서 호호 불어서 맛있게 먹었던 적도 있었답니다.
그리고 커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두꺼운 쫀드기를 기름에 튀겨서 라면 스프와 설탕을 적절히 섞어 분식집에서 팔곤 했는데, 이는 저희 동네에서만 팔던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추후에 분식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V. 피져
여태까지 피쳐로 잘못 알고 있었던 '피져'입니다. 문방구 캐러멜의 대표 격이었는데, 학생들이 새콤달콤만큼 많이 사 먹었던 캐러멜 제품이 피져입니다. 포도맛과 오렌지맛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거의 마이쮸 급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남자아이들의 경우는 포도맛과 오렌지맛을 골고루 선호했으며, 여자 아이들은 특히 오렌지 맛을 많이 먹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장점이자 단점은 까면 한 번에 먹어야 되는 것이고, 여름이면 녹아 늘러 붙어서 영 먹기가 곤란한 반면, 겨울에는 기가 막히게 딱딱해져서 까딱 잘못하다간 이빨이 나갈 수 있습니다.
VI. 콜라맛젤리
대표적인 문방구 젤리 중 하나입니다. 역시나 100원의 가격에도 불과하고 양이 상당히 많이 들어 있어서 꽤 오래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정사면체에 가까운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포도맛이 나는 포도 모양의 젤리와 함께 가장 많이 사 먹었던 젤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상당히 끈적하게 이빨에 달라붙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저처럼 한 번에 입 안 가득 털어 넣는 아이들은 아주 오랜 시간 콜라 잴리가 이빨에 껴있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콜라 향이 나는 것 외에는 별다른 특징은 없습니다.
VII. 맥주·페인트사탕
지난 시간 소개해드린 발바닥 사탕이 살짝 비주류의 사탕류에 속한다면, 맥주 사탕과 페인트 사탕은 사탕계에서는 투톱을 기록한 제품들입니다. 둘 다 특징이 뚜렷하고, 단순한 달콤함 이상의 맛이 있었습니다.
맥주 사탕의 경우는 하얀색 부분을 먹으면 입 안에 보골보골 거품 같은 것이 생기면서 신기한 맛이 났습니다. 대부분 하얀 부분을 노리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몇몇 아이들은 껍질을 까기 전, 책상이나 벽에 몇 번 쳐서 깬 다음, 하얀 부분만 입에 쏙 넣고 노란 부분은 친구들에게 나눠주곤 했습니다.
페인트 사탕은 엄마들이 정말 싫어하는 사탕이었습니다. 먹으면 파란색 입술과 혀를 가질 수 있는데, 아무런 쓸모도 없이 불편함만 선사하는 능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파란색의 효과는 상당히 오래 지속이 되며, 무서운 담임 선생님은 이를 금지 식품으로 지정하기도 했고, 집에 먹고 들어가면 엄마에게 잔소리를 바가지로 먹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불량식품들도 다들 한 번씩 보신 기억이 나시나요? 박근혜 정부에서 불량식품을 4대 악의 하나로 규정해 척결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문방구에선 더 이상 불량식품을 볼 수가 없게 되었는데요. 사실 저희가 먹던 것들 중 불량식품에 속하지 않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판매되는 것들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해당하는 것들은 현재까지도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덴버껌, 네거리 캔디, 차카니 등 너무나도 많은 추억의 불량식품들이 있는데요. 후보에는 올랐지만 소개를 해드리진 못해서 매우 아쉽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행복한 기억에 퐁당 빠지셨길 바란답니다.
쫀드기 항목을 다룰 때 분식에 관한 얘기가 나온 김에, 다음 시간에는 90년대 분식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불량식품의 경우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게 없지만, 분식 같은 경우는 생각보다 지역별 특색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