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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꼬리잡기

[90년대 추억] 불량식품, 군것질 편 ①(얼린 쥬시쿨, 제티, 밭두렁, 아폴로, 발바닥 사탕)

by 시구몽 2024.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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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지난 90년대 만화 편에 이어 이번에는 불량식품과 군것질 편을 포스팅하고자 하는데요. 학창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문방구에 들러 자주 사 먹었던 과자들이 다들 몇 가지씩은 있으시죠? 오늘은 문방구에서 즐겨 먹었던 추억의 '불량식품'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90년대 불량식품, 군것질]

I. 얼린 쥬시쿨

문방구에는 많고 많은 군것질거리가 있었지만, 제 원픽은 얼린 쥬시쿨입니다. 자두, 파인애플, 복숭아 등등의 맛이 잇었는데, 제 선택은 언제나 선명한 주황색의 자두맛이었답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저에게 특히 여름의 얼린 쥬시쿨은 달콤했는데요. 사진처럼 잔뜩 꽁꽁 얼려서 겉 포장면이 허옇게 되어 있어야 제대로 얼어 맛이 있는 상태입니다.

 

얼린 쥬시쿨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는 보통은 플라스틱 미니 스푼을 사용하지만, 가끔 문방구에 스푼이 없을 땐 나무 막대기를 주시곤 했는데, 이를 사용해서 공략하기엔 얼린 쥬시쿨은 너무 단단합니다. 초딩의 손으로 제대로 된 무기가 없이 잔뜩 얼은 쥬시쿨을 파먹는 것은 가혹한 일이죠.

 

사실 완전히 꽁꽁 언 상태보다, 초반의 힘겨움만 잠시 극복하고 나면 손의 열기에 살짝 녹아 슉슉 퍼먹을 수 있는 약간의 반숙 상태(?)로 얼어 있는 상태가 최적입니다. 그 상태에선 뾰족뾰족한 얼음 결정이 보이고, 약간의 꿀 시럽도 남아 있어 훨씬 달콤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II. 제티

2교시 무렵이 끝날 때쯤이면 주번 두 명은 항상 어디론가 갑니다. 바로 반 아이들의 수만큼 초록색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우유를 가져오기 위함인데요. 주번이 우유를 가지고 오면 각자 하나씩 들고 가고 두 명씩 모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마법의 가루, 제티를 반씩 나눠서 타먹기 위해서인데요.

 

문방구에서 파는 대다수의 과자류 간식들은 우유와 몹시 잘 어울립니다. 뭔가 밋밋한 과자랑 특히 잘 어울리죠. 그럴 때 제티를 타서 먹으면 정말 환상의 궁합이 아닐 수 없는데요. 하나로 나눠 먹어도 충분히 달기 때문에 짝찌와 혹은 친한 친구와 나눠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 물론 저는 대개의 경우 제티가 없이 빈손으로 학교를 갔었지만, 간혹 제티를 사가지고 가면 나눠 먹기가 싫어서 주번이 아닌데도 제가 우유를 가지러 간다 하고 혼자 제티 하나를 우유 두 개에 타서 마시고 들고 가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놀부 심보 같은데 왜 그랬나 모르겠습니다.


III. 밭두렁

꾀돌이와 함께 당시 초딩들의 사료 탑 3 안에 들었던 밭두렁입니다. 특징은 짭짤한 맛이 나고, 강냉이의 내구도에 위협을 줄 정도로 딱딱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교정을 할 당시에는 말랑해질 때까지 입 안에서 불려서 먹거나, 쉬는 시간이 끝나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짭짤함만 맛보고 뱉어버리곤 했습니다.

 

생각보다 짠맛이 입 안에서 오래가기 때문에 제티와 함께 먹으면 소위 말하는 단짠 궁합의 진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밭두렁 젤리, 웨하스 등도 나오는 것 같지만 어린 시절 맛보았던 그 맛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은근히 양도 많아서 여러 명이서 몰려서 나눠 먹기도 좋았습니다. 혼자 먹는다고 치면 아침부터 호주머니에 넣고 한두 알씩 천천히 뽑아 먹으면 급식 시간 전까지도 남아있곤 했습니다. 최근 논두렁이란 유사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IV. 아폴로

아폴로는 놀랍게도 불량식품이 아닙니다. 엄연히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판매되는 제품입니다. 역사 또한 50년이 훌쩍 넘은 막대 과자입니다. 잘만 빨아 당기면 깔끔하게 쏙 빠지는데, 이럴 때 엄청난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색깔 별로 맛이 살짝씩 다르며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긴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막대 형태이다 보니 이를 물고 담배인 척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불량식품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가끔 개수가 다른 것들보다 많이 든 것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찾으려고 쪼물딱쪼물딱 거리다가 문방구 사장님한테 혼이 나곤 했습니다.

 

참고로 위생과 안전에 철저히 신경을 쓰면서 제조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후 한국에서 완전 생산을 중단하고 2013년 폐업하게 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오리지널의 아폴로는 이젠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상태라고 하네요.


V. 발바닥 사탕

군것질에 사탕류는 빠질 수 없습니다. 당시에도 문방구에선 많은 사탕들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소개드릴 사탕은 그중 개성적인 외형과 다른 사탕들과는 큰 차별점을 가진 발바닥 사탕입니다. 생김새부터 특이합니다. 발바닥 모양입니다. 이 사탕은 외형도 특이하지만 다른 사탕과 매우 다른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포장지를 까면 가루 같은 게 들어있는데, 발바닥 사탕을 한번 쪽 빨고 그 가루를 찍으면 사진과 같은 비주얼이 됩니다. 그리고 그걸 다시 입에 물고 오물거리면 토도도독 하고 튀는데, 이런 점에서 재미라는 요소까지 갖춘 사탕입니다.

 

저는 사탕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었기에 동생이나 친구와 하나씩 사 먹게 되면 사탕 줄 테니까 가루랑 바꾸자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저 사탕의 본체는 가루입니다. 살짝씩 찍어먹는 건 감질맛만 나기 때문에 한 번에 입에 털어 넣으면 입안 가득 톡톡 터지는 행복을 맛볼 수 있었답니다. 물론 1분도 채 가지 않는 행복이긴 한 것이 단점입니다.


이상으로 총 5가지 90년대 군것질거리를 알아보았는데요. 사실 당시에는 문방구에서 파는 먹거리들을 전부 불량식품이라고 부르긴 했습니다만, 현재까지 대형 마트에서 팔리기도 하는 제품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늘 소개해드린 쥬시쿨, 제티, 밭두렁, 아폴로가 그에 해당하죠.

 

글을 작성하다 보니 예전의 생각도 나고 약간의 아련함도 느껴집니다. 순수했던 동심의 시간대를 떠올리면 당연히 드는 느낌이겠죠. 특히 우유와 관련해선 다 먹은 우유팩을 마구 집어던져 나무 바닥에 하얗게 얼룩이 져서 담임 선생님께 단체로 혼이 났던 기억도 갑자기 떠오르네요.

 

다음 시간에도 이어서 90년대 군것질을 몇 가지 더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편으로 그치려고 했는데 생각나는 것들이 너무 많네요.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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