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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appassionato_열정적인삶

2. 200년이 지나 독자들을 매료시킨 쇼펜하우어.

by 시구몽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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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점가에서는 강용수 저자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몇 주째 제일 잘 팔리고 있다. 쇼펜하우어 관련 다른 서적들 또한 여러 대형 서점에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끝없이 올라가며 성장만을 하다 자신의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인생의 전환점인 40대 독자층의 관심을 끈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책을 읽어보진 않았고 쇼펜하우어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검색을 해봤더니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의 어록이 있었는데 먼저 그중 몇 가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후회란 자신을 고문하는 것이다"
 
"이미 바꿀 수 없는 과거는 빨리 잊고, 오히려 그것을 디딤돌 삼아 더 멀리 뛰자"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은 노예에 불과하다"
 
"진정한 희망이란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불행해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너무 행복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객관적 환경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위치를 바꾼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부족한 것만 생각함으로 불행의 길을 걷는다"
 
"인간은 다른 사람처럼 되고자 하기 때문에 자기 잠재력의 4분의 3을 상실한다"
 
"어리석은 일 중 가장 어리석은 일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희생하는 것이다"
 
"좌절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만의 역사를 갖게 되고, 인생을 통찰할 수 있게 되는 지혜의 길로 들어선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하고, 견뎌야 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견뎌내라"
 
"고통은 삶의 본질적인 요소이다"
 
"현명한 사람은 고통이 없기를 바랄 뿐, 쾌락을 원하지 않는다"
 
"절제가 기쁨을 낳는다"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짧게 하지 마라"
 
"우리는 오늘은 단 한번뿐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항시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쇼펜하우어에 대해 깊게 알지는 못해도 그를 대표하는 말이 염세주의라는 것은 익히 들었다. 염세주의는 '인생이나 세계를 불행하고 덧없는 것으로 보는 사상'으로 정의되곤 하는데 쇼펜하우어의 어록을 봤을 때 그가 염세주의자라는 사실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의 어록에서는 후회의 망각, 자기 신뢰, 타인과의 비교를 경고, 건강의 소중함, 인내, 절제, 근 등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그가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조한 '금욕적인 생활'로 귀결이 난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세계는 불행하고 인생은 허무하다는 입장임에도 그러한 세계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위로마저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싣지는 않겠지만 전형적인 염세주의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그의 말도 물론 수두룩하게 있다. 그럼에도 그의 빼곡한 연보를 살펴보면, 그는 그가 주장하는 비애에 가득 차고 허무함으로 가득 찬 고통뿐인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고민을 많이 하였던 것 같다. 또한 저서와 논문의 출판, 끝없는 배움, 경쟁자와의 투쟁, 당대 주류 이념에 대한 도전 등으로 가득 차있다. 비관적이지만 무기력하진 않았고, 부정적으로 보여도 언제나 희망을 찾아다녔다. 모순적이지만 그는 '가장 열정적인 염세주의자'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때론 일이 맘대로 풀리지 않아 대한민국의 정치적, 사회적 구조만을 비판했던 적도 있고, 한국은 헬조선이란 외침에 휩쓸려 '입만 산 투덜이 염세주의자'가 될 뻔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비록 지금 나 자신이 초라하고 이 시절이 힘겹다고 해서 단지 사전적 의미의 염세주의자가 되어 노력을 포기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 중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 될 것이다. 사회의 요구와 내 재능이 일치하지 않고, 인맥은 없고, 물려받은 유전자는 평범하여 보통의 방법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한들 어쩌겠나. 그렇다고 모든 걸 놓아버리면 실낱같은 아주 약간의 가능성 마저 정말로 0이 되어 버릴 텐데. 요즘 흔히들 노력에 결실을 맺지 못하는 MZ세대 염세주의자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곤 하지만 정말 오로지 나만이 알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10번 정도는 해보고 그 길을 택해도 되지 않을까?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이 죽고 나서야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고,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디 힘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노력에 결실을 맺는 날이 오고, 그때까지 힘과 용기를 잃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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