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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staccato_짧은이야기

10. 언론이 하면 신상 공개, 유튜버가 하면 사적 제재, 마녀 사냥?

by 시구몽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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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해 수천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은 여성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가 사적 제재 논란에 휩싸였다. 이 유튜버는 "A씨가 건네준 녹취록 받아서 언론에서 공개한 건 공적제재였냐. 무죄 추정 원칙 지키셨나. 피의사실 공표죄 해당 안 하냐"라고 말했고, 이어 "유명인 포토라인 세워서 사생활 다 까발리고 앞다투어 기사 낸 건 정당하고 공정한 참된 언론의 순기능이었고 유튜버가 추악한 범죄자를 들춰내고 비판하면 마녀사냥이냐"라고도 물었다.

 

우리나라의 법은 굉장히 이상하다. 웬만한 범죄자의 신상은 철저하게 보호를 해주는 반면, 그를 검거한 경찰이나 그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신상의 보호는 근검절약의 자세를 취한다. 그래서 해당 기사에 나온 유튜버의 행위는 언뜻 보기엔 아주 속이 시원하고 정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유명 배우의 자살과 얽힌 사건이 아니라면 궁금하지도 않을 그저 한낱 사기꾼에 불과한 자의 신상을 공개를 하면서 왜 저렇게까지 열을 올리는 것일까? 물론 해당 사건에 엄청난 부당함을 느껴 불의에 맞서고자 했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한들 유명 배우와 관련됐단 것을 배제하고 본다면 고작 잡범의 신상을 공개를 통해 무엇이 달성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과거에도 유사한 행적을 통해 인지도와 영향력을 쌓은 유튜버라고 하는데, 진짜 공익을 추구한다면 아직도 이보다 훨씬 더 억울한 피해자가 살아서 여전히 고통받는 사건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심혈을 기울이는 게 좀 더 바람직하진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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