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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SAVAGE 사례로 배우는 지식

[힐베르트 문제] 1900년대의 밀레니엄 문제(수학 7대 난제)

by 시구몽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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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_사. 배. 지_사례로 배우는 지식

 

안녕하세요. 시구입니다.

 

오늘은 힐베르트 문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비트 힐베르트


[힐베르트 문제] 1900년대의 밀레니엄 문제

I. 개요

힐베르트 문제는 수학 문제 총 2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1900년에 독일의 수학자인 다비트 힐베르트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20세기에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안한 것입니다. 해당 대회에서 힐베르트는 10문제를 선공개했고, 나중에 모든 문제가 출판되었습니다.


II. 힐베르트 문제 뜻

Hilbert's problems

: 20세기에 활동했던 독일의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David Hilbert)가 1900년 개최된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제안한 23가지 문제.

 

이 문제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수학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 수학계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21세기에 돌입하면서는 7개의 밀레니엄 문제를 선정해 발표했는데요. 리만 가설은 유일하게 두 종류의 문제 모두에 선정되어 있습니다.

* 밀레니엄 문제: 하버드 대학교 수학자들이 만든 클레이 수학연구소에서 2000년에 선정한 '21세기 수학계에 기여할 수 있는 7가지 문제'를 의미함. 흔히, 수학 7대 난제로 더 잘 알려져 있음.




III. 힐베르트 문제 제안 배경

원래 독일 중심의 대륙 계열 학자와 영국 계열 학자는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교통수단이 진보하면서, 대륙계와 영국계의 학문적 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고, 신대륙인 미국의 참여도 늘어갔는데요. 이에 전 세계의 수학자들은 서로 간의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세계 수학자들의 모임을 개최하기로 하고, 1800년대 후반에 결국, 미국에서 첫 행사를 개최하게 됩니다.

한편, 당시의 수학계는 수학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또한 당시의 수학 발전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세계 수학자 총회에서는 당시의 대학자였던 다비트 힐베르트에게 수학의 발전방향에 대한 강연을 부탁합니다.

힐베르트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수학의 발전방향을 언급하면서, 당시 수학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발표하기로 하고, 자신이 할 강연의 수준에 걸맞은 23개의 문제를 선정하여 강연합니다. 그중 10개의 문제를 이야기한 강연은 성공적이었고, 강연 내용은 전 세계로 번역되어 퍼지게 됩니다.


IV. 해결된 문제

각 항목에 서술된 수학 개념들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1번. 연속체 가설은 참인가?

해결 연도: 1963년

 

현재의 집합론 공리 상에서, 쿠르트 괴델이 참이라고 가정했을 때 무모순임을, 폴 코언이 거짓이라고 가정했을 때 무모순임을 각각 증명하였습니다. 이는 참과 거짓을 증명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2번. 산술의 공리가 무모순인가?

해결 연도: 1936년

 

산술의 범위 내에선 증명 불가능하고, 조건을 완화시킬 시, 증명 가능합니다.

1931년에 발표된 쿠르트 괴델의 제2 불완전성 정리에 의해 산술의 무모순성은 페아노 공리계 상에선 증명될 수 없음을 보였습니다. 1936년에 게르하르트 겐첸은 페아노 공리계를 확장시킨 공리계를 사용하여 산술의 무모순성을 증명했습니다. 다만, 이는 산술의 범위를 벗어난 증명이라서 힐베르트가 원하던 증명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합니다.


3번. 부피가 같은 두 다면체가 주어졌을 때, 하나의 다면체를 유한 번 절단하여 다른 다면체를 항상 만들 수 있는가?

해결 연도: 1900년


힐베르트의 제자인 막스 덴이 덴 불변량을 사용하여, 이것이 일반적으로 불가능함을 증명하였습니다.


7번. a가 0, 1이 아닌 대수적 수이고, b가 유리수가 아닌 대수적 수일 때, a^b는 초월수인가?

해결 연도: 1935년 

 

겔폰트-슈나이더 정리에 의해 '그렇다'로 증명되었습니다.


10번. 주어진 유한차 디오판토스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일반적인 알고리즘은 존재하는가?

해결 연도: 1970년


마티야세비치 정리에 따라 '그러한 알고리즘은 존재하지 않는다'로 증명되었습니다.




14번. 다항식환처럼 동작하는 대수적 군의 불변량은 항상 유한생성되는가?

해결 연도: 1959년

 

나가타 마사요시가 반례를 찾아냄으로써, 일반적으로는 성립하지 않음이 증명되었습니다.



17번. 음이 아닌 유리함수를 다항식의 제곱의 합의 몫으로 나타낼 수 있는가?

해결 연도: 1927년


에밀 아틴에 의해 '그렇다'로 증명되었으며, 필요한 제곱의 개수의 상한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18번. 정다면체가 아니면서도 쪽매맞춤을 할 수 있는 다면체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구체를 가장 조밀하게 쌓는 방법은 무엇인가?

해결 연도: 첫 번째 문제 1928년, 두 번째 문제 1998년


이 문제는 두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첫 번째 문제는 카를 라인하르트에 의해 '그렇다'로 증명되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토머스 캘리스터 헤일스가 제시한 컴퓨터 증명에 의해, 정육면체 모양과 육각형 모양 모두 가장 조밀하게 쌓는 방법이며, 두 경우 모두 구체는 공간의 74.0%를 차지하게 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19번. 변분법으로 해결한 해는 항상 해석적인가?

해결 연도: 1957년


'그렇다'로 증명되었습니다. 에니오 데 조르지와 존 내시가 독립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20번. 특정한 경계 치를 가진 변분법 문제는 항상 해를 갖는가?

'그렇다'로 증명되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에는 다수의 수학자가 공헌하였기에, 해결연도가 불분명합니다.




V. 부분적으로 해결된 문제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해결되었다고 볼 수도 있고,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도 포함합니다.

4번. 측지선을 사용하여 모든 거리공간을 만들 수 있는가?

대칭공간의 경우, 1973년에 포고렐로프가 해결하였습니다. 단, 비대칭 거리공간에 대해선 아직 미해결입니다. 힐베르트의 시대에 알려진 것보다 거리공간이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기 때문에, 모든 비대칭 거리공간의 구성은 힐베르트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5번. 연속군은 언제나 미분군인가?

문제의 해석상 차이로 해결되었는지의 견해가 나뉩니다. 먼저, 앤드루 글리슨이 해결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힐베르트-스미스 추측과 동치인 것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여전히 미해결 문제입니다.


6번. 물리학의 공리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라.

하나는 확률론을 공리화 하는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원자론으로 연속체의 방정식인 오일러 방정식이나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유도하는 문제입니다.

첫째는 1933년에 안드레이 콜모고로프가 확률론의 공리를 제시하면서 해결되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확률론의 정리들을 증명하는 데에는 콜모고로프의 공리화가 불완전하다고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둘째 문제는 1974년에 오스카 랜포드가 기체가 평균자유시간의 일부분 동안 볼츠만 방정식을 따른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에 대해선 아직 미해결입니다.


9번. 대수적 수체에 대해 성립하는 일반적인 이차상호법칙이 있는가?

아벨 확장에 대해서는 유체론을 통해 있음이 증명되었으나, 아벨 확장이 아닌 다른 수체에 대해서는 아직 미해결 상태입니다. 


11번. 대수적 수를 계수로 갖는 이차형식의 해를 항상 구할 수 있는가?

부분적으로만 해결되었습니다.




13번. 임의의 7차 방정식을 2 변수 함수를 이용해 언제나 풀 수 있는가?

2 변수 연속 함수를 이용하면 가능하다는 것은 1957년에 블라디미르 아르놀트가 증명했지만, 2 변수 대수 함수에 대해서는 미해결입니다.


15번. 슈베르트의 enumerative calculus에 대한 엄밀한 기초를 제시하라.

부분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슈베르트는 미적분이나 음악가와는 관련 없는 인물입니다.


21번. 주어진 모노드로미 군을 해로 가지는 선형 미분방정식은 항상 존재하는가?

조건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렇다'로도 해결되거나, '그렇지 않다'로도 해결되거나, 아직 미해결이란 결론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는 문제를 낸 힐베르트 자신이 발견한 결과입니다.


22번. 보형함수를 사용한 해석적 관계의 균일화.

부분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VI. 미해결 된 문제

8번. 리만 가설, 그 밖에 골드바흐 추측, 쌍둥이 소수 추측 등 소수 관련 추측은 참인가?

전부 미해결 된 상태입니다.


12번. 크로네커-베버 정리의 아벨 확장을 유리수체 이외의 임의의 수체로 확장할 수 있는가?

미해결 된 상태입니다.


16번. 대수적 곡선에 대한 폐곡면의 상대적 위치를 평면상의 다항식의 벡터장을 유한번 이용해 묘사하라.

미해결 된 상태입니다.




VII. 그 외

23번. 변분법의 추가적인 개선.

변분법을 어떻게 개선하라는지가 없어, 문제 자체가 불성립한다고 합니다.


VIII. 힐베르트와 관련된 이야기들

이 문제를 발표하면서 힐베르트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합니다.

"위 문제들과 수학의 여러 중요한 문제들 중, 리만 가설은 몇 년 안에 해결될 것이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여기 오신 분들의 자녀분들이 죽기 전에 해결될 것이며, a^b가 초월수임을 판정하는 문제는 몇 백 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힐베르트의 예상은 완전히 정반대로 진행되었습니다. a^b의 초월수 판정법은 1930년대에 가장 먼저 해결되었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1995년에 해결되었으며, 리만 가설은 현재까지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다만, 「Mathematical Mysteries : The Beauty and Magic of Numbers」라는 책을 쓴 캘빈 클로슨에 따르면, 힐베르트는 죽기 직전에 본인이 천년 뒤의 사람들을 만난다면, 가장 먼저 리만 가설이 해결되었는지 물어볼 것이라고 답하였다고 합니다. 힐베르트가 강연 당시에 금방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리만 가설이, 알고 보니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문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글을 마치며

학자들이란 한편으로는 참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뭣하러 이런 골치 아픈 문제를 만들어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일까요? 심지어 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생을 매달리다가 끝끝내 풀지 못한 채로 생을 마감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사실 그들이 하는 모든 연구가 그리 헛된 것만은 아니랍니다.

 

글의 전반부에 잠시 언급했던 밀레니엄 문제 중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란 것이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수많은 것들이 가능해지는데, 그중 하나로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기상 예측이 있습니다. 불시에 찾아오는 기상이변도 현재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파악할 수가 있죠.

 

그리고 범인으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겠지만, 천재적인 학자들에게 있어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은 그야말로 삶의 원동력이며, 전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다고도 합니다. 특히 리만 가설의 경우, 신의 영역에 해당하는 문제라는 말도 있어 엄청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게 하기도 한다네요.

 

오늘의 포스팅을 이제 맺고자 합니다. 조금이나마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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