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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SAVAGE 사례로 배우는 지식

[포스트 아포칼립스 ①] 인류 문명의 붕괴 그 후...|포스트 아포칼립스 뜻, 어원, 실현 가능성

by 시구몽 202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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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_사. 배. 지_사례로 배우는 지식

 

안녕하세요. 시구몽입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대해 다뤄 볼 텐데요. 오늘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뜻, 어원 그리고 실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세상에 당신과 나만이 살아남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1편]

I. 포스트 아포칼립스 뜻

사전적으로는 '아포칼립스 이후', 즉 '세계멸망 이후'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주로 사이언스 픽션(SF)의 하위 장르로, 세계종말을 주제로 하는 장르를 칭합니다. 현존하는 인류 문명이 붕괴하고 난 뒤를 다루는 세계관 혹은 그러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픽션을 통틀어 칭하는 말입니다.

 

 

 


II. 포스트 아포칼립스 어원

그리스어 아포칼륍시스(ἀπōκάλυψις): 계시, 알려지지 않은 것의 폭로.

아포칼립스(apocalypse): 기독교에서 성서의 마지막 장인 요한계시록의 영어명.
→ 여기서 영향을 받아 이제는 아마겟돈이나 세계의 종말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임.
→ 여기에 '~의 이후'를 나타내는 Post-를 덧붙임.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 apocalypse): 세계의 종말 이후의 세계


사이언스 픽션 장르 계에서 '종말의 때'라는 관념을 가리키는 의미로 아포칼립스라는 용어를 차용한 이래, 아포칼립틱 픽션이라고 하면 '세계의 종말을 다루는 서브 장르'를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게 됩니다.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출간된 「최후의 인간」

사이언스 픽션, 서브컬처계의 아포칼립스·포스트 아포칼립스 픽션의 원형 자체는 19세기경부터 존재했습니다. 대체로 최초의 작품은 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으로 보는데요. 특히, 20세기 들어서 인류가 핵무기와 같은, 정말로 종말을 가져올 수 있는 수단을 손에 넣는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합니다.

창작물의 장르 구분에서 어두운 미래상을 나타내는 점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디스토피아를 혼용하는 때도 있지만, 미세한 차이점은 있다.

  • 포스트 아포칼립스: 인류 문명이 멸망한 후의 암울한 세계를 다룸, 암울한 미래의 도래 시기가 대체로 특정 사건에 의해 훅 찾아옴. 예) 핵전쟁으로 한 방에 모든 것이 훅 가버린 다음의 상황.
  • 디스토피아: 인류 문명이 여전히 존재는 하지만, 안 좋은 쪽으로(환경오염, 인구과밀, 전체주의, 빈부격차 양극화 등등) 흘러간 암울한 세계를 다룸, 암울한 미래의 도래 시기가 서서히 찾아오는 경우가 많음. 예) 오랜 기간 이어진 내전으로 피폐한 사람들의 삶.

 

 

 

포스트 홀로코스트라고 쓰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잘못된 용례는 아니지만, 그렇게 자주 사용되는 용어는 아닙니다. 단지, 이는 '핵전쟁이나 세계대전 이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경우에 한정되어 말하는 어감이 강합니다. 사실 포스트 홀로코스트로 검색하면,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하위범주라는 개념보단 유대인 학살의 후폭풍을 거론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요. 그러므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 포스트 홀로코스트는 아니지만, 포스트 홀로코스트 작품들 역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 장르 자체가 비롯된 시초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1666년 런던 대화재 예언은 실제로 실현되었다.


2000년도 이전까지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라든가 2000년 문제 같은 떡밥들로 인해, 이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동일어로 '세기말'이 빈번하게 쓰였으나, 2000년도가 지난 뒤에는 완전히 묻혔습니다. 2012년 세계 종말 떡밥도 해당 시기가 지난 뒤에는 사장되었고, 이 때문에 마지막 종말 떡밥으로 여겨지는 2038년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상 그 이후로 완전히 사장되었습니다. 참고로 2038년 4월 25일이 노스트라다무스 신봉자들이 가장 마지막에 주장한 종말이 오는 날입니다.


III. 포스트 아포칼립스 실현 가능성

국가 시스템이 불안정한 경우, 일반 서민층에 한해 이미 포스트 아포칼립스급 상황이 찾아온 곳은 지구에 의외로 많습니다. 아래 접은 글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기의 생존법과 삶에 대해 보스니아 전쟁의 생존자가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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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겪었던 경험담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영어를 잘 못하니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

난 발칸 지역에 살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92-95년 그곳은 지옥이었는데, 나는 그 시기 인구 5~6만 정도 되는 어느 도시에서 1년간 전기, 연료, 상하수도, 식량 보급망, 그리고 기타 거의 모든 것을 입수할 수 없는 무정부 상태에서 살았다. 도시는 1년간 포위돼 있었으며 사실상 SHTF(재난) 상황이었다.

우리에겐 조직적인 군대나 경찰 같은 것은 없었고, 그저 총을 가지고 자기 집과 가족을 지키는 방어자들의 작은 그룹들로 흩어져 있었다.

우리 중 일부는 좀 더 나은 준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사태가 시작할 당시 대부분의 가정에는 며칠 분량의 식량과, 일부가 권총을 갖고 있었고, 소수만이 AK-47을 가졌다.

어쨌든, 한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강도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병원은 도살장 같아졌으며, 경찰은 사라졌고, 병원 직원의 80퍼센트는 그냥 자기 집에 가버렸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는데, 우리 가족은 당시 꽤 큰 편이었고 (큰 집 한 채에 15명의 가족이 있었고, 대여섯 자루의 권총에, 세 자루의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갖고 있었다) 덕분에 우리들 대부분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포위된 도시를 돕기 위해 미군 공군이 10일마다 MRE를 투하해 주었지만 (미국의 도움에 신의 가호 있으라) 충분치는 않았다. 일부 가옥에는 작은 텃밭에 소량의 채소를 길렀지만, 대부분은 그마저도 없었다.

석 달 후 아사자와 동사자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버려진 집에서 모든 문, 창문틀을 벗겨서 태웠다. 나는 내 가구를 전부 난방에 소모했다.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죽었는데, 대부분 물이 나빠서였고 (내 가족 중 두 명이 그렇게 죽었다), 우리는 빗물을 받아 마셨으며, 비둘기를 여러 번 잡아먹었고, 한 번은 쥐도 먹었다.

그 상황에서 돈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암시장이 가동하면서 우리는 여러 가지를 바꿔 팔았는데, 예로 들자면, 콘비프 캔 하나는 여자를 몇 시간 살 수 있는 가치가 있었다 (안타깝겠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내가 아는 바로, 그런 여자 대부분은 그저 필사적인 애엄마들이었다. 양초, 라이터, 항생제, 연료, 배터리, 총탄과 음식 등등이 거래됐으며 우리는 그런 것을 얻기 위해 마치 짐승처럼 싸웠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많은 것이 바뀌고,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괴물로 변했다. 끔찍했다.

무력은 숫자에 기반했다. 당신이 집 안에 혼자 있으면, 제 아무리 무장을 잘했다 할지라도 강도당하고 살해당할 것이다.

아무튼, 전쟁은 끝났고, 그에 대해 미국에 감사한다. 다시 신의 가호 있으라.

전쟁에서 어느 편이 이겼는지는 중요치 않다.

거의 20년 전 일이지만, 내게 있어서는 어제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며, 나는 그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나와 내 가족은 이제 잘 준비되었으며, 잘 무장했고, 많이 비축했으며, 많이 배웠다.

지진, 전쟁, 해일, 외계인이 든 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는 중요치 않고, 진짜 중요한 건 무언가는 일어난다는 것이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당신은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무력은 숫자에서 나온다. 가족과 가까이 지내고, 함께 준비하며, 친구를 현명하게 선택하고 그들도 함께 준비하도록 하라.

 

 

 

아포칼립스·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장르 픽션으로도 재미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고찰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생존 용품 시장이 발달한 나라로 미국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는 실제 재난 상황과 민방위 상황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나 군사전문가들에 의한 논픽션 자료들이 풍부하게 제공되며,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세계멸망이나 재난을 현실적인 시각에서 묘사하는 작품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소설 「1초 후」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전자기 펄스가 터져서, 전미 지역의 모든 전자장비가 멈춰버리는 바람에, 수술 중인 의료기기가 멈추고, 자동차 사고가 일어나고, 당뇨병의 약을 구할 수 없어서 딸이 죽어가는 등 재해 상황을 상당히 현실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생존용품.

실제로 세계멸망을 대비해서 생존술을 익히고 무기와 탄약, 생필품을 비축해 두는 삶을 살아가는 생존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도 현실에 존재합니다. 그들은 사회가 붕괴했을 때에 가치가 없어지는 화폐나 유가 증권 등의 재산보다는 금속이나 석유 등의 각종 자원, 기계 등의 유형 자산, 심지어는 각종 작물의 종자 같은 실물 재산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모습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하는 '둠스데이 프레퍼러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잘 나타납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서는 20세기 초반에 은을 섞었던 쿼터(25센트짜리) 동전을 모으는 사람 얘기도 나옵니다.

왼쪽의 파란 테두리가 5000만명이 모여 사는 한국이다.

한국은 생존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여러 언론에 출연해 화제가 될 정도로 생존주의자들이 나올 수 없는 환경입니다. 생존주의자들은 주로 자신의 집을 거점으로 생존을 준비해 나가는데, 한국 인구의 반 이상은 아파트에 거주합니다. 게다가 나라 크기는 작은데 인구 밀도는 세계에서도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습니다.

 

 

 

인터넷 게시판 등을 찾아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도 생존주의에 취향이나 뜻이 있는 사람들은 꽤 있지만, 환경이 워낙 안 받쳐주기에, 대부분은 외국의 사례를 지식으로 습득해 두거나, 생존주의적인 장비들을 사서 취미로 써보는 선에서 그칩니다. 지방거주자들 또한 본격적으로 생존주의를 하기에는, 주변의 시선이나 부동산 관련 법 등 걸림돌이 너무 많아서 대부분은 포기하고 만다고 합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생존주의자를 찾을 확률이 한국에서 생존주의자를 찾을 확률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래도 싱가포르의 고가 아파트들은 한 뼘 수준의 철문이 달린 2~3평 남짓의 패닉룸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은 패닉룸이라서 폭격당하면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개인이 노력하기도 어렵고, 해봤자 무의미하니 생존주의가 성립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오늘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개요에 해당하는 내용에 대해 다루어보았습니다. 한 번쯤 영화나 소설 등 창작물에서 접하기도 하였고, 최근 들어서는 특히 이상 기후로 인해 인류의 멸종에 대한 기사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상상만 해도 정말로 무서운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본격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주요 유형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남은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소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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