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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staccato_짧은이야기

5. 떠든 학생 야단쳐 소송 당한 교사.

by 시구몽 2023.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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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떠드는 초등생 제자를 야단쳤다가 법정에 서게 된 40대 교사가 앞서 무죄를 선고받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정서적 아동 학대라며 항소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것이다.
 
장난 삼아 '낭만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하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나의 학창 시절엔 주기적으로 매를 맞았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복도에서 소란스레 뛰어다녔다고 뺨도 맞았고, 필기구를 챙겨가지 않아 책상 위에 꿇어앉아 발바닥을 맞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았던 체벌도 상당히 많았다고 생각한다. 결코 도를 넘는 체벌은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요즘은 최소한의 교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조차 없는 것 같다.
 
물론 진짜 '학대'라고 칭할 수 있는 것들에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결과, 교사들의 매질부터 과격한 언어까지 점차 제한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몇 극성 학부모들의 과도한 교권 개입으로 인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교사들에겐 더 이상 정당한 훈육조차 허용되지 않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았을 뿐 학부모들의 갑질로 인해 삶을 포기하는 교사들도 있었고, 원활한 수업을 위한 조치를 했을 뿐인데 학부모들의 소송으로 인해 수년을 고통받는 교사들이 존재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게 자식이라고 한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너무나 갸륵하고 한계가 있나 싶기도 하다. 내 아이에겐 좋은 것만 먹이고 입히고 들려주며 키우고 싶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이 무수히 존재하는 세상에 그건 독극물을 먹이는 것과 마찬가지란 말이 있다. 한낱 벼도 비바람과 한여름의 뜨거운 땡볕을 견디고 나서야 쌀알을 맺을 수 있다. 무균실에서 자란 동물이 야생으로 가게 되면 가벼운 질병만 걸려도 생명의 위협을 받을 것이다. 단체 생활에 지장을 주며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아이에게 호통조차 허용하지 않고 억지웃음을 지어줘야 되는 게 과연 바람직할지는 의문이 든다.
 
지금은 학교는 맷집왕을 배출하는 곳이고, 본인이 각목 마스터라고 생각하는 교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젠  눈과 귀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교사에 대한 감시를 할 수 있는 시대이다. 점점 교권이 축소되기만 하는 교사들의 열정과 사명감이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자녀들이 받은 교사들의 부당한 처사에 대한 소 제기는 부모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긴 하나, 그전에 본인이 과연 학부모란 위치를 벼슬로 생각하고 있진 않았는지, 교사를 존중해야 할 인격체로 대하고 있는 건지 한번쯤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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